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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과학

뇌는 약 860억 개의 뉴런이 전기와 화학 신호를 주고받는 기관이다. 이온 농도 차이에서 막전위가 생기는 원리부터 활동 전위, 시냅스, 뇌의 구조, 감각과 지각, 운동, 학습과 기억, 보상과 주의, 수면까지를 직접 계산한 모형 그림으로 따라가고, 연구 방법의 한계와 흔한 오해도 짚는다.

목차 (16)
  1. 신경계의 구성과 뉴런
  2. 휴지 전위와 네른스트 식
  3. 활동 전위와 전도
  4. 시냅스와 신경 전달 물질
  5. 뇌의 구조
  6. 감각: 시각, 청각, 촉각
  7. 지각과 착시
  8. 운동 제어와 반사
  9. 학습과 기억
  10. 보상과 도파민
  11. 주의와 작업 기억
  12. 수면과 일주기 리듬
  13. 연구 방법과 한계
  14. 인공 신경망과의 차이
  15. 흔한 오해
  16. 핵심 자료

신경계의 구성과 뉴런

신경계는 크게 둘로 나뉜다. 뇌와 척수가 중추 신경계이고, 거기서 온몸으로 뻗은 신경이 말초 신경계다. 말초 쪽은 다시 의지로 움직이는 골격근과 피부 감각을 맡는 체성 신경계, 심장·소화관·땀샘처럼 의지와 상관없이 도는 기관을 맡는 자율 신경계로 나뉜다. 자율 신경계의 교감 신경은 몸을 긴장·행동 쪽으로, 부교감 신경은 휴식·소화 쪽으로 기울인다. 소화관 벽에는 따로 수억 개의 뉴런이 그물처럼 깔린 장 신경계가 있다.

신경계가 중추 신경계(뇌, 척수)와 말초 신경계(체성, 자율, 장 신경계)로 나뉘고 자율 신경계가 다시 교감과 부교감으로 나뉘는 갈래 그림신경계중추 신경계말초 신경계뇌척수체성자율장 신경계교감부교감생각, 감각 해석반사, 신호 중계골격근, 피부 감각소화관 벽싸움·도망휴식·소화
신경계의 갈래. 실제로는 중추와 말초가 끊임없이 신호를 주고받는 한 시스템이다.

신경계를 이루는 세포는 신호를 처리하는 뉴런과 그것을 돕는 신경교 세포다. 사람 뇌의 뉴런은 약 860억 개로, 정밀하게 센 연구(Azevedo 외, 2009)는 흔히 인용되던 "1000억 개"와 "신경교가 뉴런의 10배"가 근거 없는 숫자였음을 보였다. 같은 연구에서 신경교를 포함한 비신경 세포는 뉴런과 비슷한 수였다. 신경교는 단순한 접착제가 아니다. 성상 세포는 혈관과 뉴런 사이에서 영양과 이온 농도를 조절하고, 희소 돌기 아교 세포(중추)와 슈반 세포(말초)는 축삭을 감는 수초를 만들고, 미세 아교 세포는 뇌의 면역을 맡는다.

뉴런은 입력, 판단, 출력이 한 몸에 있는 세포다. 나뭇가지처럼 갈라진 가지 돌기가 다른 세포의 신호를 받고, 세포체에서 그 신호가 모이며, 세포체와 축삭이 만나는 축삭 둔덕에서 쏠지 말지가 정해진다. 쏘기로 하면 신호가 축삭을 따라 말단까지 달려가 다음 세포에 전해진다. 세포 하나와 세포 사이의 신호 원리는 생물학 노트의 세포막 수송과 이어진다.

가지 돌기, 세포체와 핵, 축삭 둔덕, 수초로 감싼 축삭과 랑비에 결절, 축삭 말단으로 이루어진 뉴런의 구조가지 돌기입력을 받는다세포체핵축삭 둔덕발화를 정하는 곳수초랑비에 결절축삭길면 1m가 넘는다(척수 → 발끝)축삭 말단다음 세포와 시냅스신호 방향
뉴런 하나의 구조. 입력은 가지 돌기, 결정은 축삭 둔덕, 출력은 축삭 말단에서 일어난다.

휴지 전위와 네른스트 식

가만히 있는 뉴런의 세포막 안쪽은 바깥보다 약 70mV 낮다. 이 휴지 전위는 두 가지가 만든다. 하나는 이온 농도 차다. 나트륨-칼륨 펌프가 ATP 하나를 써서 Na⁺ 세 개를 밖으로, K⁺ 두 개를 안으로 퍼 나르기 때문에, 세포 안에는 K⁺가, 밖에는 Na⁺가 많다. 다른 하나는 막의 선택성이다. 쉬는 막에는 K⁺만 새어 나가는 통로가 많이 열려 있다.

K⁺가 농도가 낮은 밖으로 빠져나가면 양전하가 빠지니 안쪽이 음이 된다. 그러면 음전위가 K⁺를 다시 안으로 끌어당긴다. 두 힘이 비기는 전위가 그 이온의 평형 전위이고, 네른스트 식 E = (RT / zF) · ln([밖] / [안])으로 계산한다. R은 기체 상수, T는 절대 온도, z는 이온의 전하수, F는 패러데이 상수다. 체온(37°C)에서 1가 이온은 농도가 10배 차이 날 때마다 약 61.5mV가 된다. 전기 퍼텐셜의 뜻은 물리학 노트, 이온과 농도는 화학 노트에 있다.

이온밖(mM)안(mM)평형 전위(37°C)
K⁺5140−89mV
Na⁺14515+61mV
Cl⁻11010−64mV
Ca²⁺20.0001+132mV

농도는 교과서에 흔한 포유류 뉴런의 대표값이고 책마다 몇 mM씩 다르다. 실제 막전위는 여러 이온이 동시에 새는 결과라, 각 이온의 투과도로 가중 평균하는 골드만-호지킨-카츠(GHK) 식으로 구한다. 쉬는 막의 투과도 비를 K⁺ : Na⁺ : Cl⁻ = 1 : 0.04 : 0.45로 넣으면 −67mV가 나와, K⁺의 평형 전위(−89mV) 가까이 있으면서 Na⁺가 조금 새는 만큼 위로 끌려 올라간 값이 된다. 막은 전하를 모으는 축전기, 통로는 저항이라 뉴런 막 한 조각은 전자 회로 노트의 RC 회로와 같은 꼴로 행동한다.

칼륨, 나트륨, 염소, 칼슘 이온의 평형 전위 막대와 휴지 전위, 활동 전위 정점의 위치이온(밖 / 안, mM)평형 전위(mV, 세포 안 기준)K⁺5 / 140−89Na⁺145 / 15+61Cl⁻110 / 10−64Ca²⁺2 / 0.0001+132-100-50050100휴지 −67정점 무렵 +48GHK 식. 휴지: 투과도 K⁺:Na⁺:Cl⁻ = 1:0.04:0.45, 정점: Na⁺가 K⁺의 20배
네 이온의 평형 전위(막대)와 GHK 식으로 구한 휴지 전위·활동 전위 정점(점선). 막전위는 투과도가 가장 큰 이온의 평형 전위 쪽으로 끌려간다.

활동 전위와 전도

막전위가 약 −55mV의 문턱을 넘으면 전압에 따라 열리는 Na⁺ 통로가 한꺼번에 열린다. Na⁺가 들어오면 막이 더 탈분극하고, 그러면 통로가 더 열리는 양의 되먹임이 1ms 안에 막전위를 Na⁺ 평형 전위 쪽(+30~+40mV)까지 끌어올린다. 이어 Na⁺ 통로는 스스로 닫혀 한동안 다시 열리지 않는 불활성화 상태가 되고, 늦게 열린 K⁺ 통로로 K⁺가 빠져나가 전위가 내려간다. K⁺ 통로가 늦게 닫히는 탓에 잠깐 휴지보다 더 내려갔다가(과분극) 돌아온다. 이 모든 과정이 활동 전위, 흔히 말하는 스파이크다.

호지킨과 헉슬리는 오징어의 굵은 축삭으로 이 과정을 측정해 전압에 따라 열리고 닫히는 "게이트" 세 종류의 미분 방정식으로 적었다(1952년 논문). 이 공로로 1963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아래 그림은 그 방정식을 4차 룽게-쿠타로 직접 푼 결과다. 수치 적분 방법은 계산 과학 노트에 있다.

호지킨-헉슬리 모형의 활동 전위를 휴지, 탈분극, 상승, 하강, 과분극, 불응기 순서로 보여 주는 단계 그림막전위(mV)-80-65-55040두 번째 자극자극문턱 근처전도도(mS/cm²)Na⁺K⁺05101520시간(ms)
1 / 6

휴지: 자극이 없으면 막전위는 −65mV(이 모형의 휴지 전위)에 머문다. 세포 안이 밖보다 음이다.

호지킨-헉슬리 모형(1952년 오징어 거대 축삭 상수, 휴지 −65mV로 옮긴 현대 표기)을 직접 풀어 그린 활동 전위. 위는 막전위, 아래는 Na⁺·K⁺ 전도도다.

활동 전위에는 두 성질이 있다. 첫째는 실무율(all-or-none)이다. 문턱을 못 넘으면 아무 일도 없고, 넘으면 자극 세기와 거의 상관없이 같은 크기의 스파이크가 난다. 그래서 뉴런은 "얼마나 센가"를 스파이크의 크기가 아니라 빈도로 전한다. 둘째는 불응기다. 스파이크 직후 Na⁺ 통로가 회복될 때까지는 어떤 자극에도 쏘지 못하는 절대 불응기, 그 뒤 더 센 자극이 있어야 쏘는 상대 불응기가 온다. 불응기 덕분에 스파이크는 지나온 쪽으로 되돌아가지 못하고 한 방향으로만 퍼진다.

스파이크 모양을 버리고 "쌓이다가 문턱에서 쏜다"만 남긴 모형이 누설 적분-발화(LIF) 모형이다. 막전위는 입력 전류만큼 오르고, 그동안 새어 나가며 휴지로 되돌아가려 하고, 문턱에 닿으면 스파이크를 하나 기록한 뒤 리셋한다. 식은 τ · dV/dt = −(V − V휴지) + R · I 하나뿐이라 수천~수백만 개를 한꺼번에 돌리는 뇌 시뮬레이션과 스파이킹 신경망에 쓰인다. 그림의 설정(τ = 10ms, R = 10MΩ, 문턱 -50mV)에서는 2nA보다 약한 전류로는 영원히 쏘지 못하고, 4nA면 초당 약 99번 쏜다. 불응기가 2ms이므로 아무리 세게 밀어도 500Hz를 넘지 못한다.

누설 적분-발화 모형에 약한 전류, 중간 전류, 센 전류를 넣었을 때의 막전위 기록과 전류에 따른 발화율 곡선막전위(100ms 동안)1.80회2.55회410회nA점선 = 문턱 -50mV발화율(Hz)01002000246전류(nA)기전류 2nA
LIF 모형의 막전위(왼쪽, 전류 1.8·2.5·4nA)와 전류-발화율 곡선(오른쪽). 기전류 아래에서는 0, 그 위로는 전류가 셀수록 스파이크가 잦아진다. 스파이크 크기는 늘 같다.

수초와 도약 전도

축삭은 전선치고는 형편없다. 막이 새고 속이 가늘어, 그냥 흘려보낸 전압은 길이 상수(굵기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mm 단위) 정도만 가도 1/e로 줄어든다. 그래서 축삭은 스파이크를 막 위에서 계속 새로 만들어 가며 전한다. 수초가 없는 축삭은 바로 옆 막의 통로를 차례로 열며 물결처럼 번지는데, 이것은 느리다. 척추동물은 축삭을 지방질 수초로 감싸 절연하고 군데군데 랑비에 결절만 맨살로 남겼다. 전류는 절연된 구간을 수동으로 빠르게 건너 다음 결절에서만 다시 증폭되니, 신호가 결절에서 결절로 "뛰는" 도약 전도가 된다.

무수 축삭에서는 신호가 막을 따라 연속으로 번지고 유수 축삭에서는 랑비에 결절 사이를 뛰어넘는 모습, 섬유 종류별로 1미터를 가는 시간 비교무수 축삭막 전체의 통로를 차례로 열며 번진다 — 느리다유수 축삭결절(점)에서 결절로 뛴다. 51%만 닿아도 문턱을 넘으면 다시 증폭1m를 가는 시간(로그 눈금)무수 C섬유1m/s1000ms가는 유수 Aδ섬유15m/s67ms굵은 유수 Aα섬유100m/s10ms1101001000
연속 전도와 도약 전도(위), 섬유 종류별 대표 속도로 1m를 가는 시간(아래). 같은 거리를 수초 있는 굵은 섬유는 약 100배 빨리 간다.

가는 무수 C섬유(둔한 통증, 온도)는 초당 1m 남짓으로 1m를 가는 데 1000ms가 걸리고, 굵은 유수 섬유(근육의 위치 감각, 운동 명령)는 초당 100m 안팎으로 10ms면 된다. 발가락을 찧으면 날카로운 통증이 먼저, 욱신거림이 조금 뒤에 오는 이유 중 하나다. 수초가 망가지면 신호가 늦어지거나 끊기며, 다발성 경화증이 그런 탈수초 질환의 예다.

시냅스와 신경 전달 물질

스파이크가 축삭 말단에 닿으면 다음 세포로 신호를 넘겨야 한다. 이 접점이 시냅스다. 대부분은 화학 시냅스로, 두 세포 사이에 수십 nm의 틈이 있다. 말단의 전압이 오르면 Ca²⁺ 통로가 열리고, 들어온 Ca²⁺가 신경 전달 물질을 담은 소포를 막과 합치게 해 내용물을 틈에 쏟는다. 물질은 틈을 건너 시냅스 후 세포의 수용체에 붙고, 운반체가 다시 빨아들이거나 효소가 분해해 신호를 끝낸다. 전기 신호가 화학 신호로 바뀌었다 다시 전기로 돌아오는 셈이라 시냅스 하나마다 1ms 안팎이 더 걸린다. 세포끼리 구멍으로 직접 이어진 전기 시냅스도 있지만 드물다.

시냅스 전 말단의 소포가 신경 전달 물질을 시냅스 틈으로 내보내 시냅스 후 수용체에 붙는 과정시냅스 전 말단①③Ca²⁺ ②수용체 ④시냅스 후 세포(가지 돌기)⑤ 재흡수① 활동 전위가 말단에 닿는다② 전압 개폐 Ca²⁺ 통로가 열린다③ 소포가 막과 합쳐 내용물을 쏟는다④ 틈(수십 nm)을 건너 수용체에 붙는다⑤ 재흡수 운반체와 효소가 치운다← 시냅스 틈
화학 시냅스에서 신호가 넘어가는 다섯 단계. 우울증 약 등 많은 약물이 이 중 한 단계(재흡수, 수용체 결합 등)에 작용한다.

수용체가 열어 주는 통로에 따라 시냅스 후 세포의 막전위가 오르기도(흥분성 시냅스 후 전위, EPSP) 내리기도(억제성, IPSP) 한다. EPSP 하나는 보통 1mV 안팎에서 몇 mV에 그쳐 혼자서는 문턱을 넘지 못한다. 뉴런은 가지 돌기 곳곳에서 들어온 수천 개의 입력을 세포체에서 더하고(공간적 합산), 짧은 시간에 연달아 온 입력을 겹쳐 더한다(시간적 합산). 더한 값이 축삭 둔덕에서 문턱을 넘을 때만 스파이크가 난다. 억제 입력은 그 합을 깎아 "지금은 쏘지 마"를 말한다.

흥분성 시냅스 후 전위 하나, 겹친 셋, 셋과 억제성 전위 하나를 더한 막전위를 문턱과 비교한 세 그래프-70-55EPSP 하나최고 -63.0mV → 발화 안 함EPSP 셋이 겹침최고 -52.2mV → 발화셋 + IPSP최고 -58.1mV → 발화 안 함아래 눈금: 입력 도착(강조색 흥분, 빨강 억제) · 점선: 문턱 · 가로 30ms
알파 함수 꼴 PSP를 선형으로 더한 막전위(계산값). 하나로는 모자라고, 3ms 간격으로 겹친 셋은 문턱을 넘으며, 사이에 IPSP 하나가 끼면 다시 못 넘는다. 그림을 보이게 하려고 EPSP를 실제보다 크게(7mV) 잡았다.

흥분이냐 억제냐는 물질이 아니라 받는 수용체가 정한다. 같은 아세틸콜린이 골격근은 수축시키고 심장 박동은 늦춘다. 그래도 대략의 역할은 나눌 수 있다.

전달 물질주요 역할
글루탐산뇌의 주된 흥분성 전달 물질. 학습에 쓰이는 NMDA 수용체도 글루탐산 수용체다.
GABA뇌의 주된 억제성 전달 물질. 많은 진정·수면 약물이 GABA 수용체에 작용한다.
글리신척수와 뇌간의 주된 억제성 전달 물질.
아세틸콜린운동 뉴런이 근육을 움직일 때(신경근 접합부) 쓰고, 뇌에서는 주의와 각성에 관여한다.
도파민보상 예측, 동기, 운동 개시. 파킨슨병에서 줄어드는 물질로 유명하다.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기분, 각성, 수면 같은 뇌 전체의 "상태"를 넓게 조절한다.

뇌의 구조

사람 뇌는 몸무게의 약 2%에 불과하지만 쉬고 있을 때 몸이 쓰는 에너지의 약 20%를 쓴다. 가장 큰 부분은 대뇌로, 겉의 2~4mm 두께 회백질인 대뇌 피질이 접히고 주름져 좁은 두개골 안에 넓은 면적을 담았다. 좌우 반구는 뇌량이라는 굵은 섬유 다발로 이어져 있고, 각 반구는 고랑을 경계로 네 엽으로 나뉜다.

  • 전두엽: 계획, 판단, 충동 억제, 작업 기억. 뒤쪽 끝 띠가 몸을 움직이는 일차 운동 피질이다.
  • 두정엽: 중심고랑 바로 뒤의 체감각 피질이 몸의 촉각을 받고, 그 뒤가 공간과 몸의 위치를 통합한다.
  • 측두엽: 청각과 언어 이해, 얼굴·물체 알아보기. 안쪽에 해마와 편도체가 있다.
  • 후두엽: 시각. 눈에서 온 정보가 맨 먼저 닿는 일차 시각 피질(V1)이 여기 있다.
왼쪽에서 본 뇌의 개념도: 전두엽, 두정엽, 측두엽, 후두엽, 소뇌, 뇌간과 안쪽의 해마, 편도체, 시상전두엽계획, 억제, 작업 기억두정엽공간, 몸 감각 통합후두엽시각측두엽청각, 언어 이해소뇌운동 조율, 타이밍뇌간호흡, 심박, 각성운동 피질체감각 피질시상해마편도체외측고랑← 앞(얼굴 쪽)점선 = 겉에서 안 보이는 안쪽 구조
왼쪽에서 본 뇌의 개념도. 기능 표시는 대표 역할일 뿐, 실제 기능은 여러 부위가 연결망으로 함께 해낸다.

대뇌 아래 뒤쪽의 소뇌는 크기는 작아도 뇌 전체 뉴런의 약 80%를 가진다(Azevedo 외, 2009). 움직임의 타이밍과 정밀도를 다듬고, 예측과 실제 움직임의 차이로 운동을 배운다. 척수와 이어진 뇌간(중뇌, 다리뇌, 숨뇌)은 호흡, 심박, 각성처럼 살아 있기 위한 기능을 맡는다. 뇌 한가운데의 시상은 후각을 뺀 감각 정보를 피질로 넘기는 중계소이고, 그 아래 시상 하부는 체온, 배고픔, 호르몬을 조절한다. 해마, 편도체, 띠 피질 등을 묶어 변연계라 부르며 기억과 감정에 관여한다고 설명하지만, 해부학적으로 경계가 분명한 하나의 체계라기보다 역사적으로 붙은 묶음 이름에 가깝다.

감각: 시각, 청각, 촉각

감각 기관은 빛, 공기 진동, 압력 같은 물리 에너지를 막전위 변화로 바꾸는 변환기다. 변환된 신호는 대부분 시상을 거쳐 각자의 일차 감각 피질로 간다. 신경계는 세기를 스파이크 빈도로, 종류를 "어느 신경이 쏘았나"로 전한다. 눈을 누르면 빛이 없어도 번쩍임이 보이는 것은 시각 신경이 쏘면 무엇이든 빛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시각

눈 안쪽의 망막에는 두 종류의 광수용체가 있다. 막대세포는 수가 훨씬 많고 어두운 빛에 민감하지만 색을 구별하지 못하며, 원뿔세포는 밝은 곳에서 색과 세부를 맡고 시선 한가운데 중심와에 몰려 있다. 사람의 원뿔세포는 흡수하는 파장대가 다른 세 종류다. 짧은 파장(S, 약 420nm), 중간(M, 약 530nm), 긴 파장(L, 약 560nm)에 가장 민감하다. 뇌는 파장 하나를 직접 재지 못하고 세 원뿔 반응의 비율만 본다. 그래서 빨강 빛과 초록 빛을 섞어도 노랑 단색광과 같은 비율을 만들면 똑같은 노랑으로 보이며, 모니터가 RGB 세 색으로 거의 모든 색을 흉내 낼 수 있는 이유가 이것이다.

S, M, L 원뿔세포의 파장별 상대 감도 곡선과 580나노미터 빛에 대한 세 원뿔의 반응S(짧은 파장) 420M(중간) 530L(긴 파장) 560L 0.91M 0.48S ≈ 040045050055060065070000.51파장(nm)세로: 정점을 1로 맞춘 상대 감도(근사)
세 원뿔세포의 상대 감도(시각 색소의 표준 형판 식에 정점 파장만 넣은 근사, 계산값). 580nm 노란빛은 L을 M보다 세게, S는 거의 자극하지 않는다. 이 비율이 노랑의 정체다.

원뿔 한 종류가 없거나 감도가 옮겨 가면 색각 이상이 된다. M이나 L에 문제가 있는 적록 색각 이상이 가장 흔하고, 유전자가 X 염색체에 있어 남성에게 훨씬 많다. 이 사이트의 색각 이상 시뮬레이터로 화면이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할 수 있다. 색과 감마의 화면 쪽 이야기는 그래픽 기초 노트에 있다.

망막에서 나온 신호는 시신경을 타고 가다 시신경 교차에서 코 쪽 절반만 반대편으로 건넌다. 그 결과 오른쪽 시야는 두 눈 모두에서 왼쪽 반구로, 왼쪽 시야는 오른쪽 반구로 간다. 신호는 시상의 외측 무릎핵(LGN)을 거쳐 후두엽 V1에 닿고, 거기서 "무엇"을 보는 아래쪽(측두엽) 길과 "어디·어떻게"를 보는 위쪽(두정엽) 길로 갈라진다. 합성곱 신경망의 층 구조가 이 시각 피질의 위계에서 영감을 받았다는 이야기는 컴퓨터 비전 노트와 이어진다.

두 눈에서 시신경, 시신경 교차, 시상의 외측 무릎핵을 거쳐 후두엽 일차 시각 피질로 가는 시각 경로. 오른쪽 시야는 왼쪽 반구로 간다왼쪽 시야오른쪽 시야왼눈오른눈시신경시신경 교차코 쪽 망막 섬유만 건넌다시상(LGN)시각로 → 시상 중계일차 시각 피질(V1, 후두엽)왼쪽 반구오른쪽 반구
위에서 본 시각 경로. 강조색이 오른쪽 시야의 경로다. 한쪽 반구의 시각 피질이 다치면 한 눈이 아니라 두 눈 모두의 반대쪽 시야를 잃는다.

청각

소리는 고막과 귓속뼈를 거쳐 달팽이관 속 액체를 흔든다. 달팽이관을 따라 놓인 기저막은 바닥 쪽이 좁고 단단해 높은 소리에, 꼭대기 쪽이 넓고 유연해 낮은 소리에 가장 크게 떤다. 떨리는 자리의 유모 세포가 기울어지며 통로가 열려 신호가 난다. 즉 귀는 소리를 주파수별로 나눠 각각 다른 신경으로 보내는, 몸속의 주파수 분석기다. 사람 달팽이관의 위치-주파수 관계를 근사하는 그린우드 함수로 계산하면 1kHz는 꼭대기에서 약 40% 자리에 놓인다.

곧게 편 기저막의 위치별 최적 주파수. 바닥 쪽은 높은 주파수, 꼭대기 쪽은 낮은 주파수에 반응한다1252505001k2k4k8k16k가장 크게 떠는 주파수(Hz)바닥(난원창 쪽)좁고 단단함 · 약 20.7kHz꼭대기넓고 유연함 · 약 20Hz옥타브(2배)마다 거의 같은 길이를 차지한다 — 귀는 주파수를 로그 눈금으로 펼친다
곧게 편 기저막의 위치별 최적 주파수(그린우드 함수, 계산값). 옥타브마다 비슷한 길이를 차지해, 귀가 주파수를 로그 눈금으로 듣는 바탕이 된다.

시끄러운 소리는 유모 세포를 손상시키고, 사람의 유모 세포는 한번 죽으면 다시 자라지 않는다. 소리의 물리와 음량 단위, 귀가 주파수마다 다르게 듣는 등청감 곡선은 음향학 노트, 주파수 분해의 수학은 신호 처리 노트에 있다. 이 사이트의 스펙트럼 분석기가 달팽이관과 같은 일을 소프트웨어로 한다.

촉각과 몸 감각

피부에는 반응하는 자극이 다른 기계 수용체가 여러 종류 있다. 가벼운 접촉과 미끄러짐, 지속되는 누름, 진동, 피부가 늘어남을 각각 다른 수용체가 맡는다. 여기에 온도, 통증, 근육과 관절의 위치 감각(고유 감각)이 더해진다. 수용체가 담당하는 피부 넓이(수용장)는 손끝과 입술에서 작고 등에서 크다. 체감각 피질에서도 손과 얼굴이 몸집에 비해 훨씬 넓은 면적을 차지해, 피질 면적대로 몸을 그리면 손과 입술이 거대한 "호문쿨루스"가 된다. 게임 컨트롤러의 진동 피드백이 손끝에서 잘 느껴지는 것도 이 밀도 덕분이다. 진동 모터 쪽은 컨트롤러 노트에 있다.

지각과 착시

감각이 신호를 받아들이는 일이라면 지각은 그 신호로 세계를 추론하는 일이다. 뇌는 망막의 2차원 상, 끊긴 소리, 흔들리는 시선을 가지고 "저기에 이런 물체가 있다"를 재구성하며, 그 과정에서 과거 경험에 기댄 가정을 쓴다. 가정이 맞지 않는 상황이 착시다. 착시는 뇌의 고장이 아니라 평소 잘 맞는 지름길이 드러난 흔적이다.

가장 단순한 지름길은 망막에서부터 일어나는 측면 억제다. 한 수용체가 흥분하면 이웃의 반응을 깎아, 고른 면보다 경계를 도드라지게 만든다. 밝기 계단의 경계 바로 옆에 실제로는 없는 밝은 띠와 어두운 띠가 보이는 마흐 띠가 그 결과다. 화면의 그라데이션이 몇 단계로 끊어져 보이는 밴딩이 실제 차이보다 더 눈에 띄는 것도 같은 원리다.

어두운 면과 밝은 면이 맞닿은 계단 밝기와, 측면 억제를 거친 반응이 경계 양옆에서 넘치고 꺼지는 곡선실제 밝기: 고른 면 두 개(경계 옆에 띠가 보이면 그것이 마흐 띠다)더 밝게 느낌더 어둡게 느낌점선 = 입력실선 = 반응(자기 − 0.6 × 이웃 평균)수용체 위치(가로 40칸)
측면 억제 모형(자기 입력 − 0.6 × 양옆 4칸 평균, 계산값). 입력은 계단 하나인데 반응은 경계 양옆에서 넘치고 꺼진다.

느끼는 세기는 물리 세기에 비례하지 않는다. 스티븐스의 거듭제곱 법칙은 느끼는 크기 ≈ 세기n으로 적고, 지수 n은 감각마다 다르다. 자극을 두 배로 했을 때 느끼는 배율을 계산하면 아래와 같다. 밝기와 소리 크기는 둔하게(압축해서), 전기 충격은 과장해서 느낀다. 화면 밝기를 감마로 저장하고 볼륨 슬라이더를 dB(로그) 눈금으로 만드는 이유가 여기 있다.

감각지수 n세기 2배일 때 느낌
밝기(어둠 속 5° 표적)0.331.26배
소리 크기(3000Hz)0.671.59배
선의 길이12.00배
전기 충격3.511.31배

게임과 UI는 지각의 지름길을 적극적으로 이용한다. 정지 그림을 빠르게 넘기면 움직임으로 보이는 가현 운동이 모든 애니메이션의 바탕이고, 프레임 사이 간격이 길어질수록 끊김과 입력 지연이 느껴진다(모니터 노트의 주사율 절). 둘러싼 빛에 따라 같은 색을 다르게 보는 색 항상성 때문에 UI 색은 배경과 함께 골라야 한다. 지각과 인지 법칙을 화면 설계에 옮기는 일은 HCI와 UX 노트, 플레이어가 무엇을 재미로 느끼는지는 플레이어 심리 노트에 있다.

운동 제어와 반사

가장 빠른 운동은 뇌를 거치지 않는다. 무릎 아래를 톡 치면 허벅지 근육이 늘어나고, 근육 속 근방추가 그것을 감지해 감각 뉴런으로 척수에 알린다. 척수에서 감각 뉴런은 그 근육의 운동 뉴런에 시냅스 하나로 바로 이어져 근육을 수축시키고, 동시에 억제 사이 뉴런을 통해 반대쪽 근육을 풀어 준다. 이것이 반사궁이다. 경로가 짧아 걸리는 시간이 수십 ms에 그친다.

무릎 반사에서 근방추의 신호가 감각 뉴런을 타고 척수로 가 운동 뉴런을 바로 흥분시키고, 사이 뉴런이 반대 근육을 억제하는 반사궁과 반사 지연, 반응 시간 비교척수 단면대퇴사두근(폄근)햄스트링(굽힘근)근방추: 늘어남 감지① 감각 뉴런② 운동 뉴런 → 수축③ 억제 사이 뉴런 → 이완걸리는 시간무릎 반사(추정)약 24ms보고 누르기(어림)약 250ms추정: 감각 0.7m + 운동 0.7m를 60m/s로, 시냅스 1곳에 1ms
무릎 반사의 반사궁과 걸리는 시간(추정 계산과 어림값 비교). 반사는 생각보다 열 배쯤 빠르다.

의도한 움직임은 위계를 이룬다. 전두엽의 계획 영역이 "컵을 잡자"를 정하면, 일차 운동 피질이 근육 단위의 명령을 척수로 내려보낸다. 깊은 곳의 기저핵은 여러 후보 동작 중 하나를 골라 문을 열어 주고(파킨슨병에서 움직임을 시작하기 어려운 이유와 관련된다), 소뇌는 예상한 움직임과 실제 감각을 비교해 오차를 고친다. 걷기나 호흡 같은 리듬은 척수와 뇌간의 회로(중추 패턴 생성기)가 스스로 만들고, 뇌는 그것을 켜고 조절만 한다.

"보고 누르기"가 반사보다 열 배 느린 이유는 감각 처리, 결정, 운동 계획에 각각 시간이 들기 때문이다. 게임에서 반응 시간의 한계와 입력 지연이 조작감에 주는 영향은 조작감 노트와 게임 조작감 실험실에서 직접 확인할 수 있다.

학습과 기억

배운다는 것은 시냅스의 세기가 바뀐다는 것이다. 1949년 헤브는 "함께 발화하는 뉴런은 연결이 강해진다"는 헤브 규칙을 제안했다. 가중치 변화가 시냅스 전 활동과 후 활동의 곱에 비례한다는 단순한 규칙으로, 함께 켜지는 일이 많을수록 연결이 자란다.

실제 뇌에서 그 흔적이 장기 강화(LTP)다. 블리스와 뢰모는 토끼 해마로 가는 경로를 짧게 고빈도로 자극하면 그 뒤 같은 자극에 대한 반응이 몇 시간씩 커진 채로 남는 것을 보고했다(1973년 논문). 핵심 부품은 NMDA 수용체다. 이 통로는 글루탐산이 붙고(시냅스 전이 쏘았다) 동시에 막이 탈분극해 마그네슘 마개가 빠져야(시냅스 후가 쏘았다) 열리는 "동시 검출기"라, 헤브 규칙을 분자 수준에서 구현한다. 반대로 연결이 약해지는 장기 억압(LTD)도 있다.

시간 순서도 중요하다. 배양한 해마 뉴런에서 시냅스 전 스파이크가 후 스파이크보다 약 20ms 안에서 앞서면 강화, 뒤따르면 약화가 일어났다(Bi & Poo, 1998). 이를 스파이크 타이밍 의존 가소성(STDP)이라 한다. "원인처럼 앞선 입력"만 강화하는 셈이다.

시냅스 전후 스파이크의 시간 차이에 따른 시냅스 세기 변화. 전이 앞서면 강화, 후가 앞서면 약화된다강화(LTP 쪽)전이 먼저 쏘고 후가 뒤따름약화(LTD 쪽)후가 먼저, 전이 늦게 도착-100-50050100Δt = 후 스파이크 시각 − 전 스파이크 시각(ms)세로: 세기 변화(상대값, 예시 모양)
STDP 창의 모양(지수 함수 두 개로 그린 예시, 계산값). 앞서면 강화, 늦으면 약화, 수십 ms를 넘으면 거의 변화가 없다. 실제 창의 폭과 비대칭은 시냅스마다 다르다.

기억은 하나가 아니다. 사건과 사실을 말로 꺼낼 수 있는 서술 기억과, 자전거 타기처럼 몸에 밴 절차 기억은 다른 회로를 쓴다. 이를 극적으로 보여 준 사람이 헨리 몰레이슨(H.M.)이다. 뇌전증 치료로 양쪽 해마 주변을 떼어 낸 뒤 그는 새 사건을 기억하지 못했지만, 새로운 손 기술은 여러 날에 걸쳐 늘었다(연습한 기억은 없으면서). 해마는 새로운 서술 기억을 만들고 시간이 지나며 피질로 옮기는(공고화) 데 필요하다. 기억은 꺼낼 때마다 다시 짜이므로, 생생하다고 정확한 것은 아니다.

보상과 도파민

도파민은 흔히 "쾌락 물질"로 소개되지만 이 설명은 많이 빗나갔다. 원숭이의 도파민 뉴런을 기록한 연구들은 도파민 발화가 보상 그 자체가 아니라 보상 예측 오차, 곧 "실제 − 기대"를 따른다는 것을 보였다. 예상 못 한 보상에는 발화가 늘고, 완전히 예상한 보상에는 변화가 없으며, 기대한 보상이 빠지면 발화가 줄어든다. 슐츠, 다얀, 몬터규는 이 패턴이 강화 학습의 시간차(TD) 학습 오차와 똑같은 꼴임을 정리했다(1997년 논문).

시간차 학습에서 예측 오차가 학습 전에는 보상 시각에, 학습 뒤에는 단서 시각에 나타나고 보상이 빠지면 음이 되는 단계 그림단서 켜짐보상(빠짐)+10−1시간 →막대 = 예측 오차(도파민 발화의 변화에 대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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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습 전: 단서(종소리)가 무엇을 뜻하는지 모른다. 보상이 오는 순간 "예상보다 좋다"는 오차 +1이 난다. 처음 맛본 주스에 도파민 뉴런이 반짝이는 모습과 같다.

단서 뒤 일정 시간에 보상이 오는 과제에서 계산한 예측 오차 δ(t) = r(t) + V(t) − V(t−1). 막대 하나가 시간 한 칸이다.

그래서 도파민은 "좋다"보다 "다음에 이것을 더 하라"는 학습 신호이자, 보상을 향해 움직이게 하는 동기 신호에 가깝다. 즐거움 자체는 다른 회로(오피오이드 등)도 크게 관여한다. 도파민은 운동 개시에도 쓰여, 도파민 뉴런이 줄어드는 파킨슨병의 핵심 증상이 움직임 장애다. TD 학습 자체는 머신러닝 노트의 강화 학습과 같은 알고리즘이다.

게임 설계에서 "도파민을 터뜨린다"는 말은 과장이지만 예측 오차 관점은 쓸모가 있다. 이미 예상한 보상은 학습 신호를 거의 만들지 않으므로, 같은 보상을 같은 시점에 주면 금세 무뎌진다. 예측을 살짝 넘는 보상, 단서와 보상의 연결이 만드는 기대가 동기를 만든다. 다만 확률형 보상을 반복해 강박적으로 붙잡아 두는 설계는 윤리 문제를 낳는다. 동기와 보상 설계, 그 윤리는 플레이어 심리 노트에서 다룬다.

주의와 작업 기억

눈과 귀로 들어오는 정보 중 뇌가 자세히 처리하는 것은 일부다. 주의는 처리 자원을 어디에 쓸지 고르는 선택이다. 그 대가로 주의 밖의 것은 놀랄 만큼 놓친다. 농구공 패스 횟수를 세던 관찰자의 약 절반이 화면을 가로지른 고릴라 옷 차림의 사람을 보지 못했다는 실험(Simons & Chabris, 1999)이 무주의 맹시의 대표 예다. 화면이 잠깐 깜박이는 사이 큰 변화가 일어나도 모르는 변화 맹시도 있다.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튜토리얼 문구나 화면 구석 경고를 못 보는 것은 플레이어 탓이 아니라 주의의 기본 성질이다.

무언가를 잠깐 머릿속에 들고 다루는 작업 기억은 용량이 작다. "7 ± 2"(밀러, 1956)라는 숫자가 유명하지만, 항목을 묶어 외우는 덩이짓기(chunking)와 속으로 되뇌기를 막은 실험들을 모으면 성인의 용량은 대략 4덩이 안팎으로 추정된다(Cowan, 2001). 전두엽과 두정엽의 연결망이 이 유지를 맡는다.

한 번에 보여 준 항목 수에 따라 작업 기억 칸 모형이 예측하는 정답률 막대. 네 개까지는 100퍼센트, 그 뒤로는 줄어든다정답률(칸 모형, 용량 4)100%1100%2100%3100%480%567%657%750%844%940%10용량을 넘는 지점한 번에 보여 준 항목 수덩이짓기(chunking)를 막은 실험에서 성인의 용량은 대개 3~5개로 추정된다
작업 기억의 가장 단순한 모형인 칸 모형(용량 4)의 예측. 용량 안에서는 다 맞히고 넘으면 K/N으로 떨어진다. 실제 실험 곡선은 이보다 완만하고, 칸이냐 연속 자원이냐는 아직 논쟁 중이다.

멀티태스킹은 대개 두 일을 동시에 하는 것이 아니라 빠르게 번갈아 하는 것이고, 바꿀 때마다 전환 비용이 든다. UI가 한 화면에 고를 것을 너무 많이 늘어놓지 않고, 게임이 새 규칙을 한 번에 하나씩 가르치는 이유다. 인지 부하를 줄이는 화면 설계는 HCI와 UX 노트에 있다.

수면과 일주기 리듬

잠은 꺼진 상태가 아니라 뇌가 다른 방식으로 일하는 상태다. 수면은 얕은 N1, N2에서 느리고 큰 뇌파의 깊은 N3로 내려갔다가, 눈이 빠르게 움직이고 근육이 풀리며 꿈을 생생히 꾸는 REM 수면으로 이어지는 주기를 한 밤에 여러 번(대략 90분 안팎마다) 되풀이한다. 밤 앞쪽엔 깊은 수면이, 뒤쪽엔 REM이 많다. 자는 동안 뇌는 낮의 기억을 다시 재생하며 공고화하고, 노폐물을 치우는 것으로 보인다.

언제 졸린지는 두 과정이 함께 정한다는 모형이 널리 쓰인다. 과정 S는 깨어 있는 동안 쌓이고 자는 동안 빠지는 수면 압력이다(아데노신 같은 물질의 축적과 관련된다고 본다. 커피의 카페인이 아데노신 수용체를 막아 졸음을 늦춘다). 과정 C는 약 하루 주기로 오르내리는 각성 신호다. 이 리듬은 시상 하부의 시교차 상핵(SCN)이 이끄는 몸속 시계가 만들고, 아침 빛이 매일 그 시계를 맞춘다. 그 분자 기전을 밝힌 연구가 2017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사흘 동안 수면 압력이 낮에 쌓이고 밤에 빠지는 곡선, 첫날 밤을 새웠을 때 더 높이 쌓이는 곡선, 하루 주기의 각성 신호잠(8시간)수면 압력 S(0~1)밤샘: 압력이 계속 쌓인다일주기 각성 신호 C(모양만)0h24h48h72h아침 7시 기상부터 잰 시간
2과정 모형(시간 상수: 깨어 있을 때 18.2시간, 잘 때 4.2시간으로 둔 예시, 계산값). 16시간 깨고 8시간 자면 매일 같은 모양이 반복되고(실선), 첫날 밤을 새우면 압력이 계속 쌓인다(점선). 아래 곡선은 하루 주기 각성 신호의 모양만 그렸다.

잠을 덜 자면 주의와 반응 속도가 떨어지는데, 본인은 그 저하를 잘 알아채지 못한다. 밤샘 뒤에 나머지를 몰아서 자도 한 번에 다 돌아오지 않는다. 늦은 밤 화면의 밝은 빛은 몸속 시계를 뒤로 미룬다. 수면 문제가 계속되면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맞고, 이 노트는 원리만 다룬다.

연구 방법과 한계

살아 있는 뇌를 들여다보는 방법은 저마다 무엇을, 얼마나 빨리, 얼마나 정밀하게 재는지가 다르고, 하나로 다 되는 것은 없다.

방법무엇을 재나시간 해상도공간 해상도특징
EEG(뇌파)두피에서 수많은 뉴런의 전기 활동 합밀리초수 cm(어디서 왔는지 흐림)싸고 빠르다. 깊은 곳은 잘 안 보인다
MEG같은 전류가 만드는 미세 자기장밀리초EEG보다 낫다차폐실과 비싼 장비가 필요하다
fMRI혈중 산소 변화(BOLD)수 초수 mm신경 활동이 아니라 혈류를 본다
PET방사성 추적자의 분포수십 초~분수 mm특정 수용체·대사를 볼 수 있다
단일 세포 기록전극 끝 가까운 뉴런 하나의 스파이크밀리초 미만세포 하나주로 동물. 사람은 수술 중 등 드문 경우
손상·자극 연구어떤 부위가 없거나 방해받을 때 무엇이 달라지나-부위"필요한가"를 묻는 유일한 길이다

가장 자주 뉴스에 나오는 fMRI는 뉴런의 전기 활동을 보지 않는다. 활동한 부위로 산소가 많은 피가 몰려드는 변화(BOLD 신호)를 잰다. 이 혈류 반응은 신경 활동보다 몇 초 늦고 느리게 퍼지므로, 몇백 ms 안에 일어나는 순서를 fMRI로 가리기는 어렵다. 시간은 EEG·MEG, 위치는 fMRI가 강해 둘을 함께 쓰기도 한다. 뇌파 신호를 거르고 주파수로 나누는 처리는 신호 처리 노트와 같은 도구를 쓴다.

짧은 신경 활동 뒤 fMRI 혈류 반응이 약 5초에 정점에 이르고 15초 무렵 기준선 아래로 내려가는 곡선신경 활동(수십 ms) — EEG, 단일 세포 기록은 여기를 ms 단위로 본다정점 약 5초기준선 아래로 꺼짐(약 16초)051015202530시간(초)세로: BOLD 신호(정점을 1로 맞춘 상대값)
짧은 신경 활동 하나에 대한 fMRI 혈류 반응(분석 소프트웨어가 흔히 쓰는 표준 이중 감마 곡선, 계산값). 정점이 약 5초 늦고, 15초 무렵 기준선 아래로 꺼졌다 돌아온다.

읽을 때 조심할 점이 몇 가지 있다. "X를 할 때 부위 Y가 켜졌다"는 상관이지, Y가 X에 꼭 필요하다는 뜻이 아니다. 거꾸로 "Y가 켜졌으니 X를 하고 있다"는 역추론은 Y가 여러 일에 두루 켜지는 부위라면 거의 의미가 없다. 뇌를 수만 개의 작은 칸으로 나눠 각각 검정하면 우연히 "유의한" 칸이 나오므로 다중 비교 보정이 필요하다. 참가자 수십 명의 작은 연구는 효과를 부풀리기 쉽다. 이런 통계 함정은 과학적 방법 노트에서 자세히 다룬다.

인공 신경망과의 차이

인공 신경망의 "뉴런"은 1940~50년대에 생물 뉴런을 아주 단순하게 본뜬 데서 출발했다. 입력에 가중치를 곱해 더하고 비선형 함수로 거른다는 뼈대는 같지만, 그 뒤로 두 분야는 각자 다른 길로 많이 갔다.

시냅스 입력을 받아 스파이크 열을 내는 생물 뉴런과, 가중합에 활성화 함수를 적용해 실수 하나를 내는 인공 뉴런의 비교생물 뉴런인공 뉴런(퍼셉트론 계열)입력: 스파이크가 언제 오는지시냅스마다 흥분 또는 억제가지 돌기 자체도 비선형 계산출력: 시간에 따른 스파이크 열x1w1x2w2x3w3Σy입력: 실수 값(시간 없음)가중치는 양수도 음수도 됨y = f(w1·x1 + w2·x2 + w3·x3 + b)출력: 실수 하나, 오차 역전파로 학습공통점: 입력에 가중치를 매겨 모으고 문턱 같은 비선형으로 거른다
생물 뉴런과 인공 뉴런. 가중합 뒤 비선형이라는 뼈대만 같고, 신호의 형태와 학습 방법은 크게 다르다.
측면뇌인공 신경망
신호스파이크(언제 쏘는지가 정보)실수 값(한 번에 계산)
뉴런 하나가지 돌기가 이미 비선형 계산을 한다가중합 + 활성화 함수 하나
연결되먹임과 옆 연결이 많다대개 층에서 층으로(트랜스포머·RNN은 예외적 구조)
학습국소 규칙(헤브, STDP)과 도파민 같은 넓은 신호. 역전파를 그대로 하는지는 미해결오차 역전파로 전체 가중치를 한꺼번에 고친다
에너지약 20W큰 모델 학습은 데이터 센터 규모
학습 데이터적은 예로 배우고, 배운 것을 덜 잊는다많은 데이터가 필요하고, 새로 배우면 옛것을 잊기 쉽다(파국적 망각)

두 분야는 지금도 서로 빌려 쓴다. 합성곱 신경망은 시각 피질의 위계와 수용장에서, 강화 학습의 TD 오차는 도파민 기록과 맞물리며 발전했다. 반대로 신경과학자들은 학습된 인공 신경망의 내부를 뇌 기록과 비교하는 모형으로 쓴다. 그래도 "인공 신경망이 뇌처럼 생각한다"나 "뇌는 거대한 딥러닝이다"는 둘 다 지나친 말이다. 인공 신경망의 구조와 학습은 딥러닝 노트에 있다.

흔한 오해

  • "사람은 뇌의 10%만 쓴다." 근거가 없다. 뇌 영상에서 하루 동안 쓰이지 않는 큰 영역은 없고, 작은 부위만 다쳐도 뚜렷한 장애가 생긴다. 몸 에너지의 약 20%를 쓰는 기관을 90%나 놀려 둘 이유도 없다.
  • "좌뇌형 인간, 우뇌형 인간이 있다." 언어처럼 한쪽 반구에 치우친 기능은 있지만, 성격이나 사고방식에 따라 한쪽 반구를 더 쓰는 사람이 있다는 증거는 없다. 1천 명이 넘는 뇌 영상을 분석한 연구도 사람 단위의 "좌뇌형·우뇌형"을 찾지 못했다(Nielsen 외, 2013).
  • "도파민은 쾌락 물질이다." 도파민은 보상 예측 오차와 동기, 운동에 더 가깝다. "도파민 디톡스" 같은 말은 신경과학 용어가 아니다.
  • "학습 스타일(시각형·청각형)에 맞춰 가르치면 더 잘 배운다." 사람마다 선호는 있어도, 선호에 맞춘 수업이 성적을 올린다는 제대로 된 실험 증거는 없다(Pashler 외, 2008).
  • "두뇌 훈련 게임을 하면 전반적으로 똑똑해진다." 연습한 과제는 늘지만 다른 일상 능력으로 넓게 옮겨 간다는 증거는 약하다(Simons 외, 2016).
  • "뉴런은 1000억 개, 신경교는 그 10배다." 직접 센 추정은 뉴런 약 860억, 비신경 세포도 비슷한 수다.
  • "기억은 녹화된 영상처럼 저장된다." 기억은 꺼낼 때마다 다시 짜이고, 그 과정에서 바뀐다. 확신의 강도와 정확도는 다르다.
  • "뇌는 컴퓨터다." 정보를 처리한다는 점에서 비유는 쓸모 있지만, 저장과 계산이 같은 시냅스에서 일어나고 시계 없이 병렬로 돌며 늘 스스로 바뀐다는 점에서 폰 노이만 컴퓨터와 구조가 전혀 다르다.

이 노트는 원리를 정리한 것이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 조언이 아니다. 몸이나 마음의 문제는 의료 전문가와 상담해야 한다.

핵심 자료

세포와 생명 현상의 바탕은 생물학 노트, 측정과 통계의 함정은 과학적 방법 노트, 인공 신경망은 딥러닝 노트에 있다.

자료종류요지링크
Anatomy and Physiology 2e무료 교과서신경 조직, 활동 전위, 뇌와 척수, 감각, 자율 신경계를 생리학 쪽에서 차례로 다룬다. 이 노트의 1~9절과 겹친다.OpenStax
Psychology 2e무료 교과서생물 심리학, 감각과 지각, 의식과 수면, 학습, 기억을 심리학 쪽에서 설명한다. 지각·기억·수면 절과 함께 읽기 좋다.OpenStax
Neuroscience Online무료 전자 교과서의대 신경과학 강의를 공개한 교과서. 세포 신경 생리, 감각계, 운동계, 고위 기능을 그림 애니메이션과 함께 다룬다.UTHealth McGovern Medical School
Brain Facts무료 입문서(PDF)북미신경과학회가 고등학생·교사용으로 낸 뇌 입문서. 그림이 많고 최신 연구 주제를 짧게 소개한다.Society for Neuroscience
Neuroscience 2nd ed. (Purves 외)교과서(온라인 열람)대학 신경과학의 표준 교과서 중 하나의 2판(2001). NCBI 책장에서 장별로 읽을 수 있다.NCBI Bookshelf
Neuronal Dynamics교과서(온라인판)호지킨-헉슬리 모형, 적분-발화 모형, 시냅스 가소성, 신경망 동역학을 수식으로 다룬다. 이 노트의 계산 그림을 더 깊이 파려면 여기서 시작한다.EPFL(Gerstner 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