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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료과학

같은 철이라도 식히는 빠르기에 따라 칼이 되기도 하고 철사가 되기도 한다. 재료과학은 원자가 어떻게 묶이고 늘어서는지(구조)가 단단함, 질김, 전기와 빛에 대한 반응(성질)을 어떻게 정하는지, 그리고 그 구조를 공정으로 어떻게 바꾸는지를 다룬다. 결정과 결함, 응력-변형 곡선, 상태도와 열처리, 세라믹과 고분자와 복합재, 띠 간격과 자성, 재료 고르는 법까지를 직접 계산한 그림으로 따라간다.

목차 (16)
  1. 구조, 공정, 성질, 성능
  2. 원자 결합과 재료의 갈래
  3. 결정 구조와 충전율
  4. 결함과 확산
  5. 응력과 변형: 탄성에서 파단까지
  6. 파괴, 피로, 크리프
  7. 상평형도와 지렛대 규칙
  8. 열처리: 담금질, 뜨임, 풀림
  9. 세라믹과 유리
  10. 고분자
  11. 복합 재료
  12. 전기적·광학적 성질: 띠 간격
  13. 자성 재료
  14. 재료 선택: 애시비 도표
  15. 흔한 오해
  16. 핵심 자료

구조, 공정, 성질, 성능

재료과학의 생각 틀은 네 꼭짓점의 사면체로 흔히 그린다. 구조는 원자가 어떻게 묶이고 늘어서는지, 결정 알갱이(결정립)가 얼마나 크고 결함이 얼마나 있는지다. 공정은 녹이고 붓고 두드리고 데우고 식히는 일이다. 성질은 강도, 전도도, 색처럼 재료가 자극에 내는 반응이고, 성능은 그 재료로 만든 물건이 실제로 얼마나 오래, 가볍게, 싸게 버티는지다. 공정이 구조를 바꾸고, 구조가 성질을 정하고, 성질이 성능을 정한다. 가운데의 분석(현미경, X선 회절, 인장 시험)은 네 꼭짓점을 잇는 눈이다.

구조, 공정, 성질, 성능을 꼭짓점으로 하고 가운데에 분석을 둔 재료과학의 사면체분석·특성화성능쓰임에서 얼마나 버티나(수명, 무게, 값)구조원자 배열, 결정립, 결함성질강도, 전도도, 색공정주조, 압연, 열처리
재료과학의 사면체. 화살표 하나만 따로 보면 안 되고, 예컨대 같은 강철(성분)도 열처리(공정)에 따라 조직(구조)과 강도(성질)가 완전히 달라진다.

개발자에게 익숙한 비유를 들면, 성분표는 소스 코드이고 공정은 컴파일 옵션이다. 같은 코드라도 옵션에 따라 다른 프로그램이 나오듯, 같은 성분의 강철이 담금질과 뜨임으로 전혀 다른 물건이 된다. 그래서 재료의 이름만으로는 성질을 말할 수 없고, 언제나 "어떤 상태의" 재료인지를 함께 적는다.

원자 결합과 재료의 갈래

재료의 큰 갈래는 원자를 묶는 결합에서 나온다. 금속 결합은 원자들이 바깥 전자를 내놓아 전자 바다를 공유하는 방식이라 전기와 열이 잘 통하고, 원자 층이 서로 미끄러져도 결합이 끊기지 않아 휘고 늘어난다. 이온 결합과 공유 결합은 전자를 주고받거나 특정 방향으로 나눠 가지므로 단단하고 녹는점이 높지만, 층을 밀면 같은 전하끼리 마주치거나 방향성 결합이 끊겨 깨진다. 고분자는 사슬 안이 강한 공유 결합, 사슬 사이는 약한 반데르발스 힘이나 수소 결합이다. 결합 자체의 원리(전기 음성도, 오비탈)는 화학 노트에 있다.

원자 사이 거리에 따른 결합 에너지와 힘. 에너지가 가장 낮은 곳에서 힘이 0이 된다1σ1.5σ2σ2.5σ평형 거리 r₀ = 2^(1/6)σ ≈ 1.122σ우물 깊이 ε = 결합 에너지(깊을수록 녹는점이 높다)에너지 U(r)힘 F = −dU/dr (점선, 축척 줄임)← 가까우면 밀어냄멀면 당김 →원자 사이 거리 r (σ = 에너지가 0인 거리)
두 원자 사이의 에너지(레너드-존스 모형, 계산값). 에너지 우물의 깊이가 결합 에너지이고, 바닥의 곡률이 결합의 용수철 상수다. 우물이 깊고 가파를수록 녹는점과 탄성 계수가 높다.

이 곡선에서 재료의 성질 몇 가지가 바로 나온다. 원자를 평형 거리에서 조금 당기거나 밀면 되돌리는 힘이 생기고, 그 기울기가 거시적인 탄성 계수가 된다. 우물이 좌우 비대칭(왼쪽은 가파르고 오른쪽은 완만)이라 원자가 뜨겁게 떨수록 평균 거리가 늘어나는데, 이것이 열팽창이다. 우물이 깊으면 떼어 내기 어려우니 녹는점이 높다.

갈래주된 결합흔한 성질예
금속금속 결합전기·열 전도, 연성, 광택철, 알루미늄, 구리, 티타늄
세라믹이온·공유 결합단단함, 내열, 전기 절연, 취성알루미나, 탄화규소, 유리, 시멘트
고분자사슬 안 공유, 사슬 사이 약한 힘가벼움, 낮은 녹는점, 성형 쉬움폴리에틸렌, 나일론, 에폭시, 고무
복합 재료둘 이상을 섞음장점을 골라 합침탄소 섬유 강화 플라스틱, 콘크리트, 나무
반도체공유 결합불순물·빛·온도로 전도도 조절규소, 갈륨비소, 질화갈륨

결정 구조와 충전율

금속과 많은 세라믹은 원자가 3차원으로 규칙 바르게 반복되는 결정이다. 반복의 최소 단위를 단위 격자라 한다. 금속에서 가장 흔한 것은 체심 입방(BCC, 정육면체 꼭짓점 8개와 한가운데), 면심 입방(FCC, 꼭짓점과 여섯 면의 가운데), 조밀 육방(HCP)이다. 원자를 단단한 공으로 보면, 격자 부피 가운데 공이 차지하는 비율인 원자 충전율을 기하만으로 계산할 수 있다. 단순 입방은 0.52, BCC는 0.68, FCC와 HCP는 0.74로 같은 크기 공을 쌓는 가장 촘촘한 방법이다.

단순 입방, 체심 입방, 면심 입방 단위 격자와 각각의 원자 수, 배위수, 원자 충전율단순 입방(SC)원자 1개, 배위수 6충전율 0.524예: 폴로늄체심 입방(BCC)원자 2개, 배위수 8충전율 0.680예: 상온의 철, 크롬면심 입방(FCC)원자 4개, 배위수 12충전율 0.740예: 구리, 알루미늄꼭짓점 원자는 격자 8개가 나눠 가져 1/8씩, 면 원자는 1/2씩, 체심 원자는 하나로 센다
세 입방 격자(계산값). FCC는 꼭짓점 8 × 1/8 + 면 6 × 1/2 = 원자 4개다. 공이 면의 대각선을 따라 맞닿아 a = 2√2R이 되고, 여기서 충전율 π/(3√2)이 나온다.

격자와 원자량만 알면 밀도도 나온다. 밀도 = (격자 속 원자 수 × 몰 질량) ÷ (격자 부피 × 아보가드로 수)다. 구리(FCC, 원자 반지름 0.128 nm)는 8.90 g/cm³, 상온의 철(BCC, 0.124 nm)은 7.90 g/cm³로 계산되어 실측값(약 8.96, 7.87)과 1% 안쪽으로 맞는다. 결정 구조가 실제로 그 모양이라는 뜻이다. FCC 금속(구리, 알루미늄, 금)이 추워도 잘 늘어나는 반면 BCC 금속(철, 크롬, 텅스텐)이 낮은 온도에서 깨지기 쉬운 것도 결정 구조 탓이다. FCC에는 원자가 가장 촘촘한 미끄럼면이 여러 방향으로 있지만, BCC에는 그런 면이 없어 전위를 움직이는 데 드는 힘이 온도가 내려갈수록 가파르게 커진다.

밀러 지수와 X선 회절

결정 속의 면은 밀러 지수 (h k l)로 부른다. 면이 x, y, z축을 자르는 절편(격자 상수 단위)의 역수를 정수로 맞춘 것이다. 절편이 1, ∞, ∞인 면은 (100), 1, 1, ∞는 (110), 1, 1, 1은 (111)이다. 입방 격자에서 같은 지수의 면들 사이 간격은 d = a/√(h² + k² + l²)이다.

입방 격자 속 밀러 지수 (100), (110), (111) 면과 면 간격xyz(100)d = 1.000axyz(110)d = 0.707axyz(111)d = 0.577a절편 1/h, 1/k, 1/l을 잇는 면. 지수 0은 그 축과 평행하다는 뜻(절편 ∞)
입방 격자 속 세 면(면 모양과 간격은 계산값). FCC의 (111)은 원자가 가장 촘촘히 깔린 면이라 미끄럼이 주로 이 면에서 일어난다.

면 간격은 X선으로 잰다. 파장이 원자 간격과 비슷한 X선을 쏘면, 층마다 반사된 파동의 경로 차가 파장의 정수배일 때만 보강되어 밝은 점이 나온다. 이것이 브래그 법칙 nλ = 2d sinθ다. BCC 철의 (110) 면 간격은 0.2025 nm이고, 구리 Kα선(0.15406 nm)으로 재면 2θ ≈ 44.7°에 봉우리가 서야 한다. 실제 철 분말의 회절 무늬에서 가장 센 봉우리가 그 자리에 있다. 봉우리 위치로 결정 구조를, 봉우리 폭으로 결정립 크기와 내부 응력을 읽는다.

결함과 확산

완전한 결정은 없다. 결함은 차원으로 나눈다. 점 결함은 원자 하나가 빠진 빈자리(공공), 격자 틈에 끼어든 원자(침입형), 다른 원소로 바뀐 자리(치환형)다. 강철의 탄소는 철 격자의 틈에 끼어드는 침입형이고, 놋쇠의 아연은 구리 자리를 차지하는 치환형이다. 선 결함은 전위, 면 결함은 결정립 경계와 쌍정 경계, 표면이다.

전위는 금속이 휘는 까닭을 설명한다. 완전한 결정의 원자 면을 통째로 밀어 미끄러뜨리려면 결합 전체를 동시에 끊어야 해서, 이렇게 계산한 강도는 실제 금속보다 자릿수 몇 개만큼 높다. 실제로는 원자 면 하나가 덧끼워진 선(칼날 전위)이 결합을 한 줄씩 바꾸며 지나가므로 훨씬 작은 힘으로 미끄러진다.

칼날 전위가 미끄럼면을 따라 이동하며 위쪽 원자 덩어리를 한 칸 밀어내는 단계 그림미끄럼면전단 응력⊥⊥⊥옅은 원 = 미끄럼면 위 원자, 테두리 원 = 아래 원자, ⊥ = 여분 반평면이 끝나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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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한 결정에 위쪽은 오른쪽, 아래쪽은 왼쪽으로 미는 전단 응력이 걸린다. 진하게 표시한 원자 열(위 절반의 세 번째 열)을 따라가 본다.

칼날 전위의 미끄럼(원자 위치는 계산한 모형). 카펫의 주름을 밀어 옮기면 카펫 전체를 끌 때보다 힘이 덜 드는 것과 같은 이치다.

거꾸로 말하면 금속을 강하게 하는 방법은 모두 전위의 움직임을 막는 것이다. 다른 원자를 녹여 넣어 격자를 비틀거나(고용 강화), 작은 입자를 석출시켜 길을 막거나(석출 강화), 두드려서 전위끼리 엉키게 하거나(가공 경화), 결정립을 잘게 만들어 경계에서 멈추게 한다(결정립 미세화). 결정립 지름 d가 작을수록 항복 강도가 d−1/2에 비례해 오른다는 홀-페치 관계가 마지막 방법의 경험식이다.

원자는 고체 안에서도 움직인다. 빈자리로 옆 원자가 뛰어들거나, 작은 원자가 틈 사이를 건너뛴다. 농도 차가 있으면 흐름이 생기는데, 흐름은 농도 기울기에 비례한다(픽의 제1법칙, J = −D dC/dx). 확산 계수 D는 온도에 아레니우스 꼴로 매우 민감해 D = D0 exp(−Q/RT)이다. 오스테나이트 속 탄소(교과서에 흔히 실리는 D0 = 2.3 × 10−5 m²/s, Q = 148 kJ/mol)는 1000 °C에서 D ≈ 1.95e-11 m²/s이고, 100 °C만 낮춰도 3.3배 느려진다.

1000도에서 1시간, 4시간, 16시간 침탄했을 때 깊이에 따른 탄소 농도 곡선00.511.5200.20.511시간: 0.33mm4시간: 0.66mm16시간: 1.33mm0.5% 깊이처음 강 0.2% C표면 1.0% C로 유지 · D = 1.95e-11 m²/s표면에서 깊이(mm)탄소(무게 %)
강 표면을 탄소가 많은 분위기에 두는 침탄(픽 제2법칙의 오차 함수 해, 계산값). 시간이 4배가 되어야 같은 농도의 깊이가 2배가 된다. 확산 거리는 √(Dt)에 비례하기 때문이다.

1시간이면 탄소 0.5% 깊이가 0.33 mm, 4시간이면 0.66 mm다. 이 "√시간" 법칙은 반도체 공정의 불순물 주입, 녹이 파고드는 속도, 용접부의 원소 섞임에도 똑같이 나온다. 고체 속 확산의 수학은 열전도와 같은 꼴이라, 같은 방정식을 푸는 방법은 계산 과학 노트에서 볼 수 있다.

응력과 변형: 탄성에서 파단까지

막대를 당기면 단면적당 힘인 응력 σ(단위 MPa = N/mm²)와 늘어난 비율인 변형률 ε가 생긴다. 처음에는 σ = Eε로 비례하고, 힘을 빼면 원래 길이로 돌아온다(탄성, 훅의 법칙). 비례 상수 탄성 계수 E는 결합 곡선의 곡률에서 오므로 합금을 하거나 열처리해도 거의 바뀌지 않는다. 강철은 종류와 상관없이 200 GPa 안팎이다. 용수철과 훅의 법칙 자체는 물리학 노트에 있다.

연성 금속의 응력-변형 곡선. 탄성 구간, 항복, 인장 강도, 목 생김, 파단과 처음 구간의 확대00.10.20.30.40100200300400항복 175MPa인장 강도 350MPa균일 변형목 생김×넓이 ≈ 116MJ/m³ (인성)공칭 변형률 ε공칭 응력 σ (MPa)0.2% 평행선기울기 E = 207GPa00.01200처음 1% 확대
저탄소강을 닮은 모형의 공칭 응력-변형 곡선(홀로몬 경화 σ = Kε_T^n, K = 600 MPa, n = 0.21로 계산). 탄성 직선은 너무 가팔라 거의 세로선으로 보이므로 오른쪽에 처음 1%를 확대했다. 칠한 넓이가 파단까지 흡수한 에너지다.

어느 응력을 넘으면 힘을 빼도 돌아오지 않는 소성 변형이 시작된다. 이 경계가 항복 강도인데, 곡선이 부드럽게 휘는 재료는 경계가 흐릿하므로 탄성 직선을 변형률 0.2%만큼 옮긴 선이 곡선과 만나는 점으로 정한다(0.2% 오프셋). 모형에서는 175 MPa다. 소성 변형이 이어지면 전위가 엉켜 재료가 더 단단해지고(가공 경화) 응력이 계속 오르다가, 어느 순간 한 곳이 가늘어지는 목 생김이 시작된다. 그 직전의 최대 응력이 인장 강도이고 모형에서 350 MPa, 그때까지 고르게 늘어난 변형률은 23.4%다(경화 지수 n과 같은 진변형률에서 목이 생긴다는 콩시데르 조건). 공칭 응력이 그 뒤 떨어지는 것은 재료가 약해져서가 아니라 처음 단면적으로 나누기 때문이다. 실제 목 부분의 응력(진응력)은 파단까지 계속 오른다.

파단까지 늘어난 비율이 연성이고, 곡선 아래 넓이가 파단까지 흡수한 단위 부피당 에너지, 곧 인장 시험으로 본 인성이다. 모형은 약 116 MJ/m³다. 반면 항복 전까지 탄성으로만 저장하는 에너지(σy²/2E, 리질리언스)는 0.074 MJ/m³에 불과하다. 용수철 강은 이 값을 키우려고 항복 강도를 높인다.

경도

경도는 단단한 압자를 눌렀을 때 얼마나 덜 패이는지다. 비커스 시험은 꼭지각 136°의 다이아몬드 피라미드를 눌러 생긴 자국의 대각선 d를 재서 HV = 1.8544 F/d²(F는 kgf, d는 mm)로 계산한다. 10 kgf로 눌러 대각선이 0.3 mm면 약 HV 206다. 경도 시험은 작은 자국만 남기므로 완성품에도 할 수 있고, 강철에서는 인장 강도(MPa)가 브리넬 경도의 약 3.45배라는 경험식이 있어(HB 200이면 약 690 MPa) 인장 시험 대신 쓰기도 한다.

파괴, 피로, 크리프

재료가 실제로 망가지는 길은 인장 강도를 한 번에 넘는 것보다 다른 경우가 많다. 첫째가 균열이다. 타원 구멍의 끝에는 응력이 1 + 2a/b배로 모이는데(a는 반 길이, b는 반 폭), 둥근 구멍은 3배지만 길이가 폭의 100배인 가는 균열은 201배다. 그래서 균열이 있는 재료의 강도는 인장 강도가 아니라 파괴 인성 KIC로 따진다. 균열 길이 a, 응력 σ일 때 σ√(πa)가 KIC에 닿으면 균열이 단숨에 자란다.

균열 길이에 따라 유리, 알루미나, 알루미늄 합금, 구조용 강이 파괴되는 응력0.01mm0.1mm1mm1cm10cm110100100010000작용 응력 300MPa유리 0.75알루미나 4알루미늄 합금 30구조용 강 80K_IC균열 길이 a (로그)파괴 응력 σc (MPa, 로그)선 아래 = 버팀, 선 위 = 균열이 자란다
균열 길이에 따라 파괴가 시작되는 응력(K_IC 대략값으로 계산, 형상 계수 1). 300 MPa에서 강철은 수 cm짜리 균열도 견디지만, 유리는 0.1 mm 남짓한 흠으로도 수십 MPa에서 깨진다.

KIC = 80 MPa·√m인 강철은 300 MPa에서 약 23 mm 균열까지 버티지만, KIC ≈ 0.75인 유리는 50 MPa에서 0.07 mm 흠이면 깨진다. 유리가 실제로는 "강하지만 흠에 약한" 까닭이다. 연성 파괴는 크게 늘어나며 목이 생기고 표면이 거칠게 뜯긴다(컵과 원뿔 모양). 취성 파괴는 거의 늘어나지 않고 균열이 빠르게 번져 매끈한 면이 남는다. 같은 강철도 온도가 낮으면 연성에서 취성으로 바뀐다. 제2차 세계대전의 용접 선박 리버티선에서 금이 가거나 두 동강 나는 사고가 잇따랐는데, 케임브리지의 콘스턴스 티퍼는 그 강철이 북대서양의 차가운 온도에서 취성으로 바뀐다는 것을 보였다. 사각 해치 모서리처럼 응력이 모이는 곳이 균열의 출발점이 되기도 했다. 게임에서 물체를 조각내는 보로노이 파괴는 이런 물리를 흉내 내는 그래픽 기법으로, 게임 개발 › 물리·판정 노트에 있다.

둘째가 피로다. 항복 강도보다 낮은 응력이라도 수백만 번 되풀이되면 표면의 작은 흠에서 균열이 조금씩 자라 결국 끊어진다. 기계 부품 파손의 큰 몫이 피로다. 응력 진폭과 수명을 그린 S-N 곡선에서 강철은 어느 응력 아래로는 사실상 끝없이 견디는 피로 한도가 있고(흔히 인장 강도의 절반 안팎), 알루미늄 합금은 그런 바닥 없이 계속 내려가 설계 수명을 정해 두고 쓴다.

강철과 알루미늄 합금의 S-N 곡선, 그리고 크리프 변형률의 세 단계피로: S-N 곡선10^310^510^710^90200400600피로 한도강철알루미늄 합금파손까지 반복 횟수 N세로: 응력 진폭(MPa), 모형크리프: 일정 하중, 고온1차2차3차×순간 변형시간 →세로: 변형률(상대값)
왼쪽: 바스킨 식으로 그린 S-N 모형(강철은 약 6백만 번 근처에서 피로 한도로 평평해진다). 오른쪽: 높은 온도에서 일정한 하중을 걸었을 때의 크리프 모형. 단계 경계는 변형 속도로 나눴다.

셋째가 크리프다. 녹는점(절대 온도)의 대략 0.4배를 넘는 온도에서는 일정한 하중만 걸어 둬도 원자 확산과 전위 이동으로 천천히 늘어난다. 처음에 빨리 늘다 느려지고(1차), 한동안 일정한 속도로 늘다가(2차), 마지막에 단면이 줄고 빈 구멍이 생기며 빨라져 끊어진다(3차). 제트 엔진의 터빈 날개는 이 때문에 결정립 경계를 아예 없앤 단결정 니켈 초합금으로 만든다. 납은 녹는점이 낮아 상온에서도 크리프가 일어나, 오래된 납 지붕이 아래로 처진다.

상평형도와 지렛대 규칙

상은 조성과 구조가 고른 한 덩어리다. 얼음물에는 얼음과 물 두 상이 있다. 상평형도(상태도)는 온도와 조성에 따라 평형에서 어떤 상이 얼마나 있는지를 알려 주는 지도다. 구리와 니켈처럼 어느 비율로든 고체에서도 섞이는 이원계는 렌즈 모양 하나로 끝난다. 액상선 위는 모두 액체, 고상선 아래는 모두 고체, 그 사이는 두 상이 함께 있다.

구리-니켈 상태도와 1250도에서 42 무게퍼센트 니켈 합금에 적용한 지렛대 규칙02040608010011001200130014001500액체(L)고용체(α)α + L액상선고상선C_L = 38.3C_α = 45.4C₀ = 421250 °C: 액체 48%, 고체 52%W_L = (C_α − C₀) / (C_α − C_L)온도(°C) · Cu 1085 °CNi 1455 °C니켈(무게 %)
Cu–Ni 상태도를 이상 용액 모형(녹는점과 융해열만 사용)으로 계산한 렌즈. 실측 상태도와 수십 °C·수 % 정도 어긋나지만 모양과 읽는 법은 같다. 1250 °C, 42% Ni 합금은 수평 연결선 양 끝의 조성을 가진 액체와 고체로 나뉜다.

두 상 영역에서 각 상의 조성은 그 온도의 수평선이 경계와 만나는 점에서 읽고, 각 상의 양은 지렛대 규칙으로 계산한다. 전체 조성 C0를 받침점으로 놓고, 한쪽 상의 분율은 받침점에서 반대쪽 끝까지 거리를 전체 길이로 나눈 값이다. 시소에서 무거운 쪽이 받침점에 가까운 것과 같은 이치다. 질량 보존 두 식(전체 = 두 상의 합, 니켈 양 = 두 상의 니켈 합)을 풀면 그대로 나온다.

공업에서 가장 중요한 상태도는 철과 탄소다. 순철은 912 °C 아래에서 BCC(페라이트, α), 912~1394 °C에서 FCC(오스테나이트, γ)다. FCC의 틈이 더 커서 오스테나이트는 탄소를 최대 2.14%까지 녹이지만 페라이트는 0.022%밖에 못 녹인다. 탄소가 0.76%인 오스테나이트를 727 °C 아래로 천천히 식히면 페라이트와 시멘타이트(Fe3C, 탄소 6.70%)가 얇은 판으로 번갈아 쌓인 펄라이트가 된다(공석 반응). 지렛대 규칙으로 펄라이트 속 페라이트는 88.9%, 시멘타이트는 11.1%다.

철-탄소 상태도 개략과 공석점, 공정점, 0.4퍼센트 탄소강의 조직 분율012345640080012001600강주철액체 Lγ 오스테나이트(FCC)L + γγ + Fe₃Cα + Fe₃C (펄라이트 등)α+γαFe₃C 6.70%공석 727 °C, 0.76%공정 1147 °C, 4.30%2.14%0.4% C 강: 초석 페라이트 49%, 펄라이트 51%펄라이트 속 페라이트 88.9%, 시멘타이트 11.1%912온도(°C)탄소(무게 %) · 개략도, δ 영역 생략
Fe–Fe₃C 상태도 개략(주요 점만 이은 그림, 고온의 δ 영역과 포정 반응은 생략). 탄소 2.14% 아래를 강, 위를 주철이라 부른다. 아래쪽 분율은 지렛대 규칙 계산값이다.

탄소 0.4% 강(공석보다 적은 아공석강)은 식으면서 먼저 페라이트가 생기고 남은 오스테나이트가 727 °C에서 펄라이트로 바뀌어, 초석 페라이트 49%와 펄라이트 51%가 된다. 탄소가 많을수록 단단한 시멘타이트가 늘어 강하지만 덜 늘어나는 강이 된다. 다만 상태도는 충분히 천천히 식힌 평형의 지도다. 빨리 식히면 상태도에 없는 조직이 생기고, 그것이 다음 절의 열처리다.

열처리: 담금질, 뜨임, 풀림

강을 오스테나이트가 되는 온도(대략 800~900 °C)까지 데운 뒤 물이나 기름에 넣어 급히 식히는 것이 담금질이다. 탄소가 페라이트와 시멘타이트로 갈라질 시간이 없어 철 격자 속에 갇힌 채 원자들이 한꺼번에 밀려 바뀌고, 탄소 때문에 일그러진 체심 정방 구조인 마텐자이트가 된다. 마텐자이트는 매우 단단하지만 그대로는 유리처럼 깨지기 쉽다.

물, 기름, 공기, 노 냉각에 따른 강 시편의 냉각 곡선0.11101001000100000300600900727 °C 아래에서 γ가 불안정물기름공기노 냉각500 °C까지물 2.2초기름 8.3초공기 82.8초노 냉각 1325초빠르면 → 마텐자이트(단단하고 취성)느리면 → 펄라이트(무르고 연성)시간(초, 로그) · 모형온도(°C)
850 °C의 작은 강 시편을 여러 매질에서 식힐 때의 냉각 곡선(뉴턴 냉각 모형, 시간 상수는 그림용 예시). 실제 조직은 강의 성분별 연속 냉각 변태도(CCT)로 읽는다.

그래서 담금질 뒤에는 거의 언제나 뜨임을 한다. 200~650 °C쯤으로 다시 데우면 마텐자이트에 갇힌 탄소가 아주 작은 탄화물로 빠져나오며 단단함을 조금 내주고 질김을 크게 얻는다. 칼, 공구, 볼트의 강도와 인성의 균형은 뜨임 온도로 맞춘다. 두꺼운 부품은 겉만 빨리 식고 속은 느리게 식어 깊이에 따라 단단함이 달라지는데, 합금 원소를 넣으면 느리게 식혀도 마텐자이트가 되어 깊이까지 굳는다(경화능).

처리하는 일얻는 것
담금질오스테나이트에서 급랭마텐자이트, 최대 경도
뜨임담금질 뒤 중간 온도로 다시 가열취성을 줄이고 인성 회복
풀림가열 뒤 노 안에서 아주 천천히 냉각무르고 가공하기 쉬운 조직, 내부 응력 제거
노멀라이징가열 뒤 공기 중에서 냉각고르고 미세한 펄라이트
침탄·질화표면에 탄소·질소를 확산단단한 겉, 질긴 속(기어, 캠)
석출 경화고용 처리, 급랭, 시효미세 석출물로 강화(알루미늄 합금)

두드려서 단단해진(가공 경화된) 금속을 데우면 전위가 정리되고 새 결정립이 자라 다시 물러지는데, 이것도 풀림이다. 철사를 여러 번 구부리면 단단해지다 끊어지는 것, 대장장이가 중간중간 쇠를 다시 달구는 것이 이 두 현상이다.

세라믹과 유리

세라믹은 금속과 비금속 원소가 이온·공유 결합으로 묶인 무기 재료다. 도자기, 벽돌, 시멘트 같은 전통 세라믹과 알루미나, 탄화규소, 지르코니아 같은 공업용 세라믹이 있다. 결합이 강하고 방향성이 있어 녹는점이 높고 단단하며 화학적으로 안정하지만, 전위가 거의 움직이지 못해 소성 변형 없이 깨진다. 암석과 광물도 자연이 만든 세라믹이고, 그 순환은 지구과학 노트에 있다.

유리는 결정이 되지 못한 고체다. 녹은 이산화규소를 식히면 원자가 규칙적으로 줄 설 틈 없이 점점 끈적해져 그대로 굳는다. 결정은 녹는점에서 부피가 갑자기 바뀌지만, 유리는 과냉각 액체로 줄어들다가 유리 전이 온도 Tg에서 기울기만 꺾인다. Tg는 하나의 정확한 온도가 아니라 식히는 빠르기에 따라 조금 움직인다.

결정과 유리의 온도에 따른 비부피 변화, 그리고 와이블 계수가 다른 두 세라믹의 파괴 확률 곡선식힐 때의 부피TgTm유리결정액체과냉각 액체온도 →세로: 비부피(상대값)와이블 분포00.511.50.400.79m = 5m = 20응력 σ/σ₀세로: 파괴 확률(0~1)
왼쪽: 식힐 때 결정과 유리의 부피(상대 단위 모형). 오른쪽: 와이블 분포. 1%가 깨지는 응력이 m = 5면 기준 강도의 0.40배, m = 20이면 0.79배다(계산값).

세라믹의 강도는 가장 큰 흠 하나가 정하므로 같은 공정에서 나온 시편도 강도가 크게 흩어진다. 그래서 평균 강도 하나가 아니라 와이블 분포 P = 1 − exp(−(σ/σ0)m)로 다룬다. 와이블 계수 m이 클수록 강도가 고르다. 세라믹은 대체로 m이 수~20 정도라, 부품의 1%만 깨져도 곤란하면 평균보다 한참 낮은 응력에서 설계해야 한다. 강화 유리와 스마트폰 커버 유리는 표면에 압축 응력을 미리 넣어(급랭이나 이온 교환) 흠이 벌어지기 전에 그 압축부터 이겨야 하게 만든다.

고분자

고분자는 작은 단위(단량체)가 수천~수십만 개 이어진 긴 사슬 분자다. 폴리에틸렌은 –CH2–CH2– 단위가 이어진 것으로, 단위 1만 개짜리 사슬의 몰 질량은 약 280,540 g/mol이다. 실제 고분자는 사슬 길이가 제각각이라 평균 몰 질량과 분포로 말한다. 단량체를 사슬로 잇는 반응 자체는 화학 노트에 있다.

사슬끼리 어떻게 붙어 있는지가 성질을 가른다. 열가소성 고분자(폴리에틸렌, PET, 폴리스타이렌, 나일론)는 사슬이 엉켜 있을 뿐이라 데우면 사슬이 미끄러져 흐르고 식히면 다시 굳어 재활용과 사출 성형이 쉽다. 열경화성 고분자(에폭시, 페놀 수지)는 굳을 때 사슬 사이에 공유 결합 다리(가교)가 생겨 하나의 그물이 되므로, 데워도 녹지 않고 결국 타 버린다. 고무는 가교가 드문드문 있는 그물이라 크게 늘어났다가 돌아온다.

온도에 따른 고분자의 탄성 계수 변화와 열가소성, 가교 고분자의 사슬 모양1GPa1MPa10kPa0100200Tg ≈ 100 °C (예: 폴리스타이렌)유리 상태(단단함)고무 평탄부흐름가교(점선)온도(°C) · 개념 모형탄성 계수(로그)열가소성: 사슬이 엉켰을 뿐열경화성: 가교(짧은 다리)로 묶임
비정질 고분자의 탄성 계수-온도 곡선(개념 모형, 세로 로그 축). 유리 전이를 지나면 탄성 계수가 대략 천 배 떨어진다. 가교가 없으면 더 데울 때 흐르고, 가교가 있으면 고무 평탄부에 머문다.

고분자에서 Tg는 사슬 마디가 꿈틀대기 시작하는 온도다. 폴리스타이렌은 약 100 °C라 상온에서 딱딱한 일회용 컵이 되고, 천연 고무는 Tg가 영하 수십 도라 상온에서 말랑하다. 추운 날 고무 호스가 뻣뻣해지는 것은 Tg에 가까워져서다. 사슬이 규칙적으로 접혀 결정 영역을 만드는 고분자(폴리에틸렌, 나일론)는 결정 부분의 녹는점도 따로 있고, 결정이 많을수록 단단하고 불투명하다. 고분자는 상온에서도 하중을 오래 걸면 천천히 늘어나는 점탄성이 커서, 플라스틱 선반이 몇 달 뒤 처지는 것도 크리프다.

복합 재료

복합 재료는 성질이 다른 재료를 섞어 각자의 장점을 얻는다. 가장 흔한 꼴은 강하고 뻣뻣한 섬유(유리 섬유, 탄소 섬유)를 질기지만 무른 기지(에폭시 같은 고분자)에 묻은 섬유 강화 플라스틱이다. 섬유는 하중을 지고, 기지는 섬유를 붙잡아 하중을 나눠 주고 흠을 감싼다. 철근 콘크리트(압축에 강한 콘크리트 + 인장에 강한 철근)와 나무(셀룰로스 섬유 + 리그닌 기지)도 복합 재료다.

섬유 부피 분율에 따른 유리 섬유 에폭시 복합재의 탄성 계수 상한과 하한00.20.40.60.8102040608044.4 GPa7.1 GPa섬유 방향으로 당김(등변형, 상한)섬유에 수직으로 당김(등응력, 하한)섬유 부피 분율 V_f복합재 탄성 계수(GPa)→ 당김: 섬유와 기지가같은 변형률(상한)V_f = 0.6이면 섬유가하중의 97%를 진다E_f = 72, E_m = 3 GPa
유리 섬유(72 GPa)와 에폭시(3 GPa)를 섞을 때의 탄성 계수(혼합 법칙, 계산값). 섬유 방향으로 당기면 두 재료가 같이 늘어나 산술 평균(상한)이, 수직으로 당기면 같은 힘을 받아 조화 평균(하한)이 된다.

섬유 부피 분율 60%의 유리 섬유/에폭시는 섬유 방향으로 44.4 GPa지만 수직 방향은 7.1 GPa뿐이다. 복합재가 방향에 따라 성질이 크게 다른(이방성) 까닭이다. 그래서 실제 부품은 섬유 방향을 바꾼 층을 여러 장 겹쳐 쌓고, 하중이 어디로 걸리는지 알고 섬유를 그 방향으로 깐다. 낚싯대, 자전거 프레임, 항공기 동체가 이렇게 만들어진다.

전기적·광학적 성질: 띠 간격

고체 속 전자의 에너지는 원자들이 가까이 모이면서 연속된 띠로 퍼진다. 금속은 가장 위 띠가 일부만 차 있어 바로 위에 빈자리가 있으므로, 작은 전기장에도 전자가 움직인다. 반도체와 절연체는 꽉 찬 원자가띠와 빈 전도띠 사이에 전자가 있을 수 없는 띠 간격 Eg가 있다. 상온의 열로 간격을 넘는 전자의 수는 대략 exp(−Eg/2kT)에 비례해, 간격이 몇 eV만 커도 자릿수 수십 개가 차이 난다. 반도체와 절연체의 차이는 간격의 크기일 뿐이다.

도체, 반도체, 절연체의 에너지 띠와 띠 간격 비교도체(금속)띠가 일부만 참페르미 준위바로 위 빈 자리반도체(규소)띠 간격 1.12 eV원자가띠(참)전도띠(빔)E_g절연체(다이아몬드)띠 간격 5.47 eV원자가띠(참)전도띠(빔)E_g상온에서 띠 간격을 건너는 전자 수는 대략 exp(−E_g/2kT)에 비례 → 규소가 다이아몬드보다 약 10^37배세로: 전자 에너지(띠 간격 높이만 실제 비율)
도체, 반도체, 절연체의 띠(띠 간격 높이만 실제 비율). 규소의 1.12 eV는 상온의 열로 일부 전자가 건널 수 있는 크기이고, 다이아몬드의 5.47 eV는 사실상 건널 수 없다.

금속은 온도가 오르면 원자 진동이 전자를 더 자주 흩뜨려 저항이 커진다. 구리의 저항률은 20 °C에서 약 1.68 × 10−8 Ω·m이고 1 °C마다 약 0.39%씩 올라, 100 °C에서는 약 2.20 × 10−8 Ω·m가 된다. 반도체는 반대로 온도가 오를수록 간격을 넘는 전자가 늘어 전도도가 커진다. 반도체에 불순물을 아주 조금 넣어 전도도를 자릿수로 조절하는 도핑과, 그것으로 만드는 다이오드·트랜지스터는 반도체 노트에서 이어진다.

띠 간격은 색과 투명함도 정한다. 광자 에너지가 Eg보다 크면 전자를 띠 위로 올리며 흡수되고, 작으면 그냥 지나간다. 경계 파장은 λ = hc/Eg ≈ 1240/Eg(nm, eV)이다. 규소는 1107 nm보다 짧은 빛, 곧 가시광을 모두 흡수하므로 회색 금속처럼 보이고 태양 전지와 카메라 센서의 재료가 된다. 질화갈륨은 365 nm라 가시광이 지나가 투명하다. 거꾸로 전도띠의 전자가 원자가띠로 떨어질 때는 띠 간격만큼의 빛을 내므로, 질화갈륨에 인듐을 섞어 간격을 조금 줄인 질화인듐갈륨이 청색 LED가 된다. 띠 간격이 3.1 eV(400 nm)를 넘는 유리나 다이아몬드는 가시광을 흡수하지 않아 투명하다.

반도체와 절연체의 띠 간격에 해당하는 흡수 끝 파장과 가시광 영역가시광 380~750 nm3.26 eV1.65 eV200500100015002000Ge 0.66 eV1879 nmSi 1.12 eV1107 nmGaAs 1.42 eV873 nmCdS 2.42 eV512 nmGaN 3.4 eV365 nm다이아몬드 5.47 eV227 nm파장(nm) — 각 점보다 왼쪽(짧은 파장)을 흡수수직 입사 반사율: 유리(n = 1.5) 4.0%, 다이아몬드(n = 2.42) 17.2%
물질별 흡수 끝 파장(λ = hc/E_g, 계산값). 황화카드뮴은 파란 쪽을 먹고 나머지를 내보내 노랗게 보인다. 게르마늄은 적외선까지 흡수해 적외선 검출기로 쓴다.

금속은 자유 전자가 들어오는 빛을 거의 다 되쏘아 반짝인다. 금과 구리가 노랗고 붉은 것은 짧은 파장 쪽을 조금 흡수해서다. 투명한 재료도 표면에서 일부를 반사하는데, 수직으로 들어올 때 반사율은 ((n−1)/(n+1))²이라 굴절률 1.5인 유리는 약 4%다. 게임 그래픽의 물리 기반 렌더링(PBR)이 비금속의 정면 반사율을 약 4%로 두고, 금속성(metallic) 값으로 금속은 반사색을 따로 주는 것도 이 물리를 옮긴 것이다. 렌더링 쪽 이야기는 컴퓨터 그래픽스 노트에 있다.

자성 재료

전자는 작은 자석(스핀 자기 모멘트)이다. 대부분의 물질은 짝지은 전자의 자기 모멘트가 상쇄되어 자기장에 아주 약하게 밀리거나(반자성) 끌린다(상자성). 철, 니켈, 코발트와 그 합금, 일부 산화물(페라이트)은 이웃 원자의 모멘트가 같은 방향으로 줄 서려는 양자역학적 상호작용이 있어 강하게 자화되는 강자성이다. 강자성체 안은 방향이 같은 작은 구역(자구)들로 나뉘어 있고, 자기장을 걸면 자기장 방향의 자구가 커지며 자화된다. 퀴리 온도를 넘으면 열 요동이 줄서기를 이겨 상자성이 되는데, 철은 770 °C다.

연자성 재료와 경자성 재료의 자기 이력 곡선 비교잔류 자속 B_r−H_c보자력 H_cH →B경자성(영구 자석)넓고 뚱뚱한 루프자석을 떼도 B_r이 남고거꾸로 세게 걸어야 지워짐연자성(변압기 철심)좁은 루프, 쉽게 뒤집힘한 바퀴마다 잃는 에너지(루프 넓이)가 작다넓이 비 ≈ 12배B = 자속 밀도, H = 가한 자기장 · 상대 단위 모형 · 실제 보자력은 재료에 따라 수만 배까지 차이 난다
자기장 H를 오르내릴 때 자속 밀도 B가 그리는 이력 곡선(tanh 모형, 상대 단위). 모형에서 경자성 루프의 넓이는 연자성의 약 12배다.

자기장을 걸었다 거꾸로 걸면 B는 같은 길로 돌아오지 않고 고리를 그린다. 자기장을 0으로 해도 남는 잔류 자속 Br, 그것을 지우는 데 필요한 역방향 자기장 보자력 Hc가 고리의 모양을 정하고, 고리 넓이는 한 바퀴마다 열로 잃는 에너지다. 변압기와 모터의 철심은 1초에 수십~수천 번 자화가 뒤집히므로 고리가 좁은 연자성 재료(규소 강판, 페라이트)를 쓰고, 영구 자석은 쉽게 지워지지 않도록 고리가 넓은 경자성 재료(네오디뮴 자석, 페라이트 자석)를 쓴다. 하드 디스크는 아주 작은 경자성 알갱이의 방향으로 비트를 적는다. 변압기와 인덕터 회로는 전자 회로 노트에 있다.

재료 선택: 애시비 도표

재료를 고르는 것은 "제일 강한 재료"를 찾는 일이 아니라, 요구 조건을 만족하면서 무게나 값을 최소로 하는 재료를 찾는 최적화다. 케임브리지의 마이클 애시비가 정리한 방법은 두 성질을 로그-로그 축에 놓은 재료 선택 도표에 재료 무리를 그리고, 설계 목표에서 나온 성능 지수를 기울기로 하는 선을 긋는 것이다. 선보다 위쪽(왼쪽 위)에 있는 재료가 더 나은 후보다.

탄성 계수와 밀도의 로그 도표에 찍은 대표 재료와 가벼운 설계를 고르는 지침선0.313100.010.11101001000E/ρ 일정(당김)E^½/ρ 일정(굽힘)강철알루미늄 합금티타늄 합금CFRP나무콘크리트유리알루미나에폭시고무밀도 ρ (g/cm³, 로그)탄성 계수 E (GPa, 로그)
탄성 계수-밀도 도표에 대표 재료를 찍은 그림(값은 대표값, 나무는 결 방향, 실제로는 재료마다 넓은 영역이다). 두 점선은 강철을 지난다. 당김 막대라면 E/ρ 선, 굽힘 보라면 E^½/ρ 선보다 위의 재료가 같은 강성을 더 가볍게 낸다.

지수는 설계에서 나온다. 길이가 정해진 막대가 당겨질 때 늘어남을 일정하게 하려면 단면적이 1/E에 비례해야 하고, 무게는 ρ/E에 비례하므로 E/ρ(비강성)가 큰 재료가 가볍다. 강철, 알루미늄 합금, 티타늄 합금의 E/ρ는 각각 약 25, 26, 25로 거의 같다. 당김 강성만 보면 어느 금속으로 만들어도 무게가 비슷하다는 뜻이다. 그런데 보가 굽힐 때는 단면 두께가 강성에 세제곱으로 들어가므로 지수가 E1/2/ρ로 바뀌고, 가볍고 덜 뻣뻣한 재료가 크게 유리해진다. 같은 굽힘 강성의 보를 강철로 만들면 결 방향 나무보다 약 2.9배 무겁고, 알루미늄으로 만들면 강철의 약 58% 무게다. 비행기가 알루미늄과 탄소 섬유를, 오래된 집이 나무 들보를 쓰는 데는 이런 계산이 있다.

실제 선택은 강성 하나로 끝나지 않는다. 강도, 인성, 사용 온도, 부식, 가공성, 값, 재활용을 차례로 걸러 후보를 줄이고, 마지막에 형상까지 넣어 유한 요소 해석으로 확인한다. 이런 시뮬레이션의 바탕이 되는 수치 기법은 계산 과학 노트에 있다.

흔한 오해

  • "강하다", "단단하다", "질기다"는 같은 말이다. 다르다. 강도는 견디는 응력, 경도는 패임에 버티는 정도, 인성은 깨지기까지 흡수하는 에너지다. 유리는 단단하지만 질기지 않고, 고무는 질기지만 단단하지 않다.
  • 뻣뻣한 재료가 강한 재료다. 탄성 계수(얼마나 덜 늘어나나)와 강도(언제 영구 변형·파괴되나)는 따로다. 열처리로 강철의 강도는 몇 배 바뀌어도 탄성 계수는 거의 그대로다.
  • 유리는 아주 느리게 흐르는 액체라 오래된 창문의 아래가 두껍다. 상온의 유리는 점도가 너무 커서 수천 년이 지나도 눈에 띄게 흐르지 않는다. 옛 창유리의 두께 차이는 당시의 판유리 제조 방식에서 생긴 고르지 않은 두께를 두꺼운 쪽이 아래로 가게 끼운 결과로 설명된다.
  • 금속은 결정이 아니다. 일상의 금속은 거의 모두 다결정이다. 결정립이 너무 작아 맨눈에 안 보일 뿐, 아연 도금 강판의 꽃무늬처럼 큰 결정립은 보이기도 한다.
  • 금속 피로는 금속이 "지쳐서" 약해지는 것이다. 재료 전체가 약해지는 것이 아니라, 반복 하중에 작은 균열이 조금씩 자라 남은 단면이 버티지 못할 때 끊어지는 것이다.
  • 담금질만 하면 좋은 칼이 된다. 담금질 직후의 마텐자이트는 너무 깨지기 쉽다. 뜨임으로 경도를 조금 내주고 인성을 얻어야 쓸 만한 칼이 된다.
  • 플라스틱은 한 가지 재료다. 열가소성과 열경화성, 비정질과 결정성, Tg가 영하인 것과 150 °C 가까운 것까지 성질이 금속 종류만큼 다양하다. 재활용 기호의 숫자가 서로 다른 고분자를 가리키는 것도 그래서다.

핵심 자료

원자 결합은 화학 노트, 힘과 에너지의 기초는 물리학 노트, 띠 간격에서 이어지는 소자는 반도체 노트에 있다.

자료종류요지링크
Introduction to Solid-State Chemistry (3.091)무료 강의MIT 신입생 필수 과목. 원자 결합에서 결정, 결함, 확산, 유리, 고분자까지 이 노트 앞부분을 강의 영상과 문제로 다룬다.MIT OpenCourseWare
Fundamentals of Materials Science (3.012)무료 강의재료공학 2학년 과목. 결합과 구조, 열역학과 상평형을 함께 다룬다.MIT OpenCourseW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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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ttice Structures in Crystalline Solids무료 교과서OpenStax 화학 2판 10.6절. 단위 격자, 배위수, 밀도 계산 예제.OpenSta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