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향학
소리는 공기 압력의 작은 오르내림이 퍼져 나가는 파동이다. 음속과 데시벨에서 시작해, 줄과 관과 막이 어떤 배음을 내는지, 악기가 어떻게 소리를 만드는지, 두 음이 왜 어울리거나 부딪히는지, 방이 소리를 어떻게 바꾸는지, 그리고 귀와 뇌가 그 소리를 어떻게 듣는지를 직접 계산한 그림으로 따라간다.
목차 (16)
소리는 압력의 파동
스피커 진동판이 앞으로 나오면 바로 앞 공기를 밀어 압력이 조금 높아지고, 물러나면 낮아진다. 밀린 공기는 옆 공기를 밀고, 그 공기가 또 옆을 민다. 이렇게 압력의 높낮이 무늬가 퍼져 나가는 것이 소리다. 공기 입자는 진행 방향과 같은 방향으로 앞뒤로 떨기 때문에 소리는 종파(세로파)다. 줄을 흔들 때처럼 진행 방향에 수직으로 떠는 횡파와 다르다. 빽빽해진 곳을 밀(압축), 성긴 곳을 소(희박)라 부른다.
중요한 점은 입자가 귀까지 날아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입자는 평형 위치 둘레를 아주 조금 오갈 뿐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것은 에너지와 무늬다. 보통 대화 소리(60dB)의 압력 변화는 대기압(약 101,325Pa)의 500만분의 1 정도인 0.02Pa에 불과하다. 파동 일반의 성질(중첩, 반사, 간섭, 회절)은 물리 노트에서 다룬다.
t = 0: 입자 층이 군데군데 몰려 밀(압력 높음)과 소(압력 낮음)가 번갈아 생긴다.
매질이 없으면 밀 것도 없으니 소리는 진공을 건너지 못한다. 반대로 물이나 쇠처럼 입자가 단단히 묶인 매질에서는 공기보다 훨씬 빨리 전해진다. 액체와 기체 속 소리는 종파뿐이지만, 고체 속에서는 횡파도 함께 생긴다.
음속, 파장, 주기
공기 속 음속은 온도에 따라 달라진다. 기체의 음속은 절대 온도의 제곱근에 비례하는데, 보통 기온 범위에서는 c ≈ 331.3 + 0.606·T(m/s, T는 °C)라는 직선으로 충분하다. 0°C에서 331.3m/s, 20°C에서 343.4m/s다. 기압은 거의 상관이 없다. 압력이 높아지면 밀도도 같이 높아져 효과가 서로 상쇄되기 때문이다. 습도가 높으면 가벼운 수증기 분자 탓에 조금 빨라진다.
매질의 음속은 대략 √(탄성 ÷ 밀도)로 정해진다. 헬륨은 공기보다 훨씬 가벼워 세 배 가까이 빠르고, 물은 압축이 잘 안 돼 네 배 넘게 빠르다. 기찻길에 귀를 대면 공기로 오는 소리보다 레일로 오는 소리가 먼저 닿는 이유다.
한 번 떨리는 데 걸리는 시간이 주기 T = 1/f, 한 주기 동안 파동이 나아간 거리가 파장 λ = c/f다. 사람이 듣는 20Hz~20kHz는 파장으로 17.1m에서 1.7cm까지, 천 배 넘게 차이 난다. 1kHz는 34.3cm다. 이 차이가 음향학의 많은 현상을 설명한다. 저음은 파장이 방이나 벽, 사람 머리보다 커서 장애물을 쉽게 돌아가고(회절), 고음은 파장이 짧아 손바닥만 한 물체에도 가려진다. 옆방에서 음악을 틀면 쿵쿵거리는 베이스만 들리는 것도, 머리가 고음을 가려 방향을 알려 주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음압과 데시벨
사람이 들을 수 있는 가장 작은 압력 변화(1kHz에서 약 20µPa)와 아픔을 느끼는 압력(수십 Pa)은 백만 배 넘게 차이 난다. 이런 범위를 다루려고 비율의 로그를 쓰는 것이 데시벨이다. 소리의 음압 레벨(SPL)은 L = 20·log10(p / 20µPa)이다. 20µPa가 0dB, 1Pa가 약 94dB(마이크 감도와 보정기의 기준값), 120dB는 기준의 1,000,000배 음압이다.
음압이 아니라 세기(W/m²)나 출력(W)처럼 에너지에 비례하는 양은 10·log10을 쓴다. 에너지는 음압의 제곱에 비례하므로 두 정의가 같은 dB 값을 준다. 그래서 다음 세 줄이 성립한다.
- +20dB: 음압 10배, 에너지 100배.
- +6dB: 음압 2배, 에너지 4배.
- +3dB: 에너지 2배. 같은 크기의 서로 상관없는 소리 둘을 더하면 3dB 커진다(6dB가 아니다).
막힌 곳 없는 공간에서 작은 음원의 에너지는 반지름 r인 구면(넓이 4πr²)에 고르게 퍼진다. 그래서 세기는 거리의 제곱에 반비례하고(역제곱 법칙), 거리가 두 배가 될 때마다 약 6dB씩 준다. 실내에서는 벽에서 돌아오는 소리가 섞여 멀어져도 이만큼 줄지 않는다.
dB 뒤에 붙는 글자는 기준을 알려 준다. dB SPL은 20µPa, dBFS는 디지털 최대값, dBV는 1V가 기준이다. 기준이 없는 "dB"는 두 값의 비일 뿐이다. 디지털 쪽 dBFS와 양자화는 컴퓨터 음악 노트, 마이크 감도와 스피커 출력 레벨은 오디오 노트에 있다.
가청 범위와 등청감 곡선
사람의 가청 범위는 흔히 20Hz~20kHz라고 하지만, 이는 젊은 사람 기준의 대략값이다. 높은 쪽 한계는 나이가 들수록 내려가서 중년이면 15kHz 근처를 못 듣는 경우가 흔하다. 그리고 범위 안에서도 귀의 민감도는 고르지 않다. 가장 민감한 곳은 2~5kHz 부근인데, 길이 약 2.5cm의 외이도가 한쪽 막힌 관처럼 약 3430Hz에서 공명하는 것이 한몫한다(아래 관의 공명 절).
순음을 1kHz 순음과 번갈아 들려주고 "같은 크기로 들리는" 음압을 찾아 이은 선이 등청감 곡선이다. 1kHz에서 40dB인 소리와 똑같이 크게 들리는 소리는 모두 40폰(phon)이다. 1933년 플레처와 먼슨의 측정이 널리 알려졌고, 지금은 국제 표준 ISO 226이 정한다. 아래 그림은 2003년판의 식으로 계산했다. 2023년판은 이 값과 최대 0.6dB 정도만 다르다.
곡선에서 읽을 것이 두 가지다. 첫째, 낮은 음은 같은 크기로 듣는 데 훨씬 큰 음압이 든다. 40폰 곡선에서 100Hz는 1kHz보다 20dB 이상 더 필요하다. 둘째, 저음 쪽 곡선 간격이 좁다. 소리를 키울수록 저음의 들리는 크기가 더 빨리 커진다. 볼륨을 줄이면 음악이 얇게 들리고, 일부 오디오 기기가 작은 볼륨에서 저음을 보태 주는 '라우드니스' 기능이 있는 이유다. 크기의 감각은 대략 10폰마다 두 배로 커진다(40폰 = 1손, 50폰 = 2손).
소음계는 이 귀의 성질을 흉내 내려고 주파수마다 가중치를 준다. 가장 흔한 A가중은 대략 40폰 곡선을 뒤집은 모양이라 저음을 크게 깎는다(100Hz에서 -19.1dB, 50Hz에서 -30.3dB). 이렇게 잰 값이 dB(A)이고, 소음 규제와 작업장 기준이 이것을 쓴다. 큰 소리에는 더 평평한 C가중을 쓰기도 한다. 방송·스트리밍의 음량 단위 LUFS는 또 다른 K가중을 쓰는데, 이 사이트의 음량 측정 도구가 그 방식이다.
배음렬과 음색
줄이나 관처럼 한쪽으로 긴 진동체는 기본음 f와 함께 2f, 3f, 4f …의 정수배 성분을 함께 낸다. 이 정수배 줄을 배음렬이라 한다. 배음이 무엇이고 톱니파 같은 파형이 어떻게 배음의 합인지는 컴퓨터 음악 노트에 있다. 여기서는 배음렬이 음악의 음과 어떻게 맞물리는지 본다.
배음 2, 4, 8, 16은 옥타브, 3은 옥타브 위 완전5도, 5는 두 옥타브 위 장3도다. 그래서 장3화음(도·미·솔)은 배음 4:5:6과 같은 비율이다. 반면 7번 배음은 가장 가까운 평균율 음보다 4센트 낮고, 11번은 두 반음 사이 한가운데에 떨어져 평균율 악보로는 적을 수 없다. 평균율과 순정률의 차이는 음악 이론 노트, 화음이 배음과 어떻게 이어지는지는 화성 노트에서 다룬다.
음색은 한 가지 성질이 아니라 여러 단서의 묶음이다.
- 배음의 크기 분포: 어느 배음이 크고 작은지. 클라리넷 낮은 음역은 홀수 배음이 강하고, 바이올린은 배음이 고르게 많다.
- 포먼트: 몸통이나 성도처럼 기본음과 상관없이 정해진 주파수 대역을 키우는 공명. 목소리의 '아'와 '이'가 다른 것은 같은 성대 소리를 성도 모양이 다르게 거르기 때문이다.
- 시작과 끝: 소리가 시작하는 짧은 순간의 잡음과 배음 변화. 피아노 녹음에서 첫 순간을 잘라 내면 악기를 알아맞히기 어려워진다.
- 비조화성과 흔들림: 배음이 정수배에서 조금씩 벗어난 정도, 비브라토 같은 느린 변화.
소리의 배음 구성은 이 사이트의 스펙트럼 분석기에 목소리나 악기를 넣어 직접 볼 수 있다. 같은 음을 '아'와 '이'로 내 보면 기본음과 배음 자리는 그대로인데 어느 배음이 큰지가 바뀐다.
줄의 진동: 메르센 법칙
양 끝이 고정된 줄은 끝이 늘 움직이지 않아야 하므로, 줄 길이 L에 반파장이 정수 개 들어가는 모양으로만 오래 떤다. 이것이 정상파다. n번째 모드의 파장은 2L/n이고, 줄을 따라 가는 파동의 속도는 √(장력 T ÷ 선밀도 μ)이므로 주파수는 다음과 같다.
fn = (n / 2L) · √(T / μ)
17세기 메르센이 정리한 이 관계(메르센 법칙)는 현악기를 다루는 세 가지 손잡이를 그대로 보여 준다. 줄을 짧게 누르면(L↓) 음이 올라가고, 줄감개를 감으면(T↑) 올라가며, 굵고 무거운 줄(μ↑)은 내려간다. 장력을 네 배로 해야 음이 한 옥타브 오르므로, 저음 줄은 장력을 무리하게 낮추는 대신 금속선을 감아 선밀도를 키운다.
실제 줄은 모든 모드가 한꺼번에 울리고, 어디를 어떻게 건드리느냐가 배음 비율을 정한다. 줄 한가운데를 뜯으면 그 자리가 마디인 짝수 모드가 거의 울리지 않아 부드럽고, 브리지 가까이를 뜯으면 높은 배음이 살아 날카롭다. 기타의 하모닉스 주법은 줄 길이의 1/2, 1/3 자리를 살짝 짚어 그 자리에 마디가 없는 모드를 지운다.
피아노 줄처럼 굵고 단단한 줄은 휘는 힘(강성)이 복원력에 보태져 높은 모드일수록 정수배보다 조금씩 높아진다. 이 비조화성 때문에 조율사는 높은 음을 조금 높게, 낮은 음을 조금 낮게 맞추는 '늘인 조율'을 한다. 줄 자체는 공기를 거의 밀지 못하므로, 브리지가 진동을 울림판이나 몸통에 전해 큰 면적으로 공기를 밀게 한다.
관의 공명: 열린관과 닫힌관
관악기에서는 관 속 공기 기둥이 정상파를 이룬다. 끝의 조건이 모드를 정한다. 열린 끝은 바깥 대기와 이어져 압력이 거의 변하지 않으므로 공기가 가장 크게 움직이는 곳(변위의 배)이 되고, 막힌 끝은 공기가 움직일 수 없으니 변위의 마디가 된다.
- 양 끝이 열린 관: 반파장이 정수 개 들어간다. f = n·c / 2L, 모든 정수 배음이 있다.
- 한 끝이 닫힌 관: 4분의 1 파장의 홀수 배만 들어간다. f = (2k − 1)·c / 4L, 홀수 배음만 있고 기본음은 같은 길이 열린관보다 한 옥타브 낮다.
플루트는 입을 대는 구멍이 바깥에 열려 있어 양 끝이 열린 관처럼, 클라리넷은 리드를 문 쪽이 거의 막힌 원통이라 한 끝이 닫힌 관처럼 행동한다. 그래서 비슷한 길이인데도 플루트의 가장 낮은 음은 C4(약 262Hz), B♭ 클라리넷은 D3(약 147Hz)로 거의 한 옥타브 차이 난다. 단순 계산으로도 0.66m 열린관은 약 260Hz, 0.6m 닫힌관은 약 143Hz가 나온다. 클라리넷의 낮은 음역이 홀수 배음 위주로 텅 빈 듯한 소리를 내고, 레지스터 키를 누르면 한 옥타브가 아니라 12도(3배음) 위로 뛰는 것도 같은 이유다.
오보에와 색소폰은 리드 쪽이 막혀 있지만 관이 원뿔이라, 원뿔 관은 열린 원통처럼 모든 정수 배음을 낸다. 금관악기는 입술이 진동하는 밸브 역할을 하고, 나팔 모양 끝과 마우스피스가 공명 주파수를 끌어당겨 거의 배음렬에 가까운 공명을 만든다. 밸브와 슬라이드는 관 길이를 바꿔 이 배음렬 전체를 옮긴다.
막과 판: 비조화 배음
줄과 관은 한 방향으로 길어서 모드가 정수배로 늘어서지만, 북의 막이나 종, 실로폰 건반처럼 넓거나 단단한 진동체는 그렇지 않다. 원형 막의 모드 주파수는 베셀 함수의 영점 비율로 정해져 1 : 1.59 : 2.14 : 2.30 : 2.65 …처럼 정수에서 벗어난다. 양 끝이 자유로운 막대(실로폰 건반)는 1 : 2.76 : 5.40 : 8.93으로 더 크게 벌어진다. 이렇게 정수배가 아닌 배음을 비조화 배음이라 한다.
배음이 정수배가 아니면 귀가 하나의 음높이로 묶기 어려워 북 소리는 음높이가 흐릿하다. 그래서 음높이가 필요한 타악기는 모양으로 배음을 고친다. 팀파니는 막 아래 솥과 막 위 공기의 짐 덕분에 (1,1), (2,1), (3,1) 모드가 대략 2 : 3 : 4에 가까워져 또렷한 음을 낸다. 실로폰과 마림바 건반은 아래쪽 가운데를 파내 둘째 모드를 기본음의 정수배(마림바는 4배, 실로폰은 3배 근처)로 맞춘다. 종은 모양을 다듬어 여러 모드를 화음처럼 맞추는데, 서양 종 특유의 단3도 울림이 그 결과다.
판과 막의 마디선은 판 위에 모래를 뿌리고 울리면 직접 볼 수 있다. 움직이지 않는 선에 모래가 모이는 이 무늬를 클라드니 도형이라 하고, 바이올린 제작자들이 앞판과 뒤판을 다듬을 때 쓰기도 한다.
악기 분류와 소리 내는 원리
악기는 겉모습이나 연주법보다 무엇이 진동하는가로 나누면 원리가 잘 보인다. 1914년 호른보스텔과 작스가 발표한 분류가 지금도 표준처럼 쓰이고, 1940년 작스가 전기로 소리를 만드는 다섯 번째 갈래를 더했다. 2011년에는 유럽 악기 박물관 협력 사업(MIMO)이 개정판을 냈다(Hornbostel–Sachs 해설).
어느 악기든 소리를 내는 데는 세 부분이 있다. 에너지를 넣는 들뜨개(활, 숨, 채, 손가락), 음높이를 정하는 진동체(줄, 공기 기둥, 막), 그 진동을 공기로 잘 내보내는 방사체(울림판, 몸통, 나팔)다.
- 한 번 치거나 뜯기(피아노, 기타, 북): 처음에 에너지를 넣고 나면 소리가 저절로 줄어든다. 각 모드가 제 주파수로 자유롭게 울리므로 비조화성이 그대로 드러난다.
- 계속 불거나 켜기(바이올린, 관악기, 목소리): 들뜨개가 진동체와 되먹임으로 묶여 소리를 유지한다. 활은 줄을 붙잡았다 미끄러지기를 한 주기에 한 번씩 되풀이하고, 리드는 관 속 압력에 맞춰 열리고 닫힌다. 이렇게 묶이면 모드들이 정확한 정수배로 맞춰져(모드 잠금) 음높이가 또렷하다.
전명악기의 소리 만들기, 곧 오실레이터와 필터로 파형을 만드는 합성은 컴퓨터 음악 노트에, 게임에서 소리와 음악을 쓰는 법은 게임 음악 노트에 있다.
맥놀이와 협화·불협화
주파수가 조금 다른 두 소리를 함께 울리면 둘이 같은 방향으로 겹쳤다 반대로 겹쳤다를 되풀이해 크기가 주기적으로 오르내린다. 이것이 맥놀이이고, 1초에 |f1 − f2|번 생긴다. 440Hz와 443Hz면 1초에 세 번 '와우와우와우' 한다. 조율할 때 기준음과 함께 울려 맥놀이가 느려지다 사라지는 곳을 찾는 것이 이 원리다.
두 음의 차이가 커지면 맥놀이가 너무 빨라 따로 셀 수 없게 되고 대신 소리가 거칠게 들린다. 더 벌어지면 다시 깨끗한 두 음으로 나뉜다. 1965년 플롬프와 르벨트는 순음 두 개로 이를 재어, 거칠기가 가장 큰 간격이 귀의 임계 대역(뒤의 심리 음향 절)의 약 4분의 1이고 대역보다 멀어지면 어울린다고 보고했다. 순음끼리는 음정 비율 자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귀에서 서로 얼마나 가까운지가 중요하다는 뜻이다.
악기 소리는 배음이 여럿이므로, 두 음의 모든 배음 쌍마다 이 거칠기를 더하면 음정별 불협화를 어림할 수 있다. 계산해 보면 정수비가 단순한 음정(옥타브 2:1, 5도 3:2, 4도 4:3, 장3도 5:4)에서 거칠기가 뚝 떨어진다. 두 음의 배음이 정확히 겹쳐 서로 맥놀이를 만들지 않기 때문이다. 음계와 화음이 단순한 정수비 근처에 모여 있는 이유를 설명하는 유력한 생각이다. 세타레스는 이 곡선을 지수 함수로 근사하고, 배음이 정수배가 아닌 음색이라면 어울리는 음계도 달라진다는 것을 보였다.
다만 협화와 불협화는 물리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어떤 음정을 안정되게 듣는지는 익숙한 음악 문화와 문맥의 영향도 크다. 기능 화성에서 불협화음이 어떻게 쓰이는지는 화성 노트에 있다.
공명과 헬름홀츠 공명기
어떤 물체든 저절로 잘 떠는 주파수(고유 주파수)가 있고, 바깥 힘이 그 주파수로 밀면 작은 힘으로도 크게 흔들린다. 이것이 공명이다. 그네를 제때 밀면 높이 올라가는 것과 같다. 감쇠가 작을수록 공명은 날카롭고(좁은 주파수에서만 크게), 오래 울린다. 악기는 공명을 이용해 소리를 키우고, 스튜디오와 자동차 설계는 원치 않는 공명을 없애려 애쓴다.
병 입구를 불면 나는 '부웅' 소리는 헬름홀츠 공명기다. 목 속 공기 덩어리가 질량, 몸통 속 공기가 용수철 노릇을 하는 질량-용수철 진동이다. 공명 주파수는 f = (c/2π)·√(A / (V·L))로, 목이 넓을수록 높고, 몸통이 크거나 목이 길수록 낮다. 병에 물을 부어 공기 부피를 줄이면 음이 올라간다.
통기타 몸통도 울림구멍을 목으로 하는 헬름홀츠 공명기라, 대략 100Hz 안팎의 낮은 공명이 저음을 받쳐 준다. 오카리나는 구멍을 열수록 목 넓이가 넓어지는 셈이라, 구멍의 위치가 아니라 열린 넓이의 합이 음높이를 정한다. 스피커 통의 저음 반사 구멍(베이스 리플렉스 포트)도 같은 원리로 통 속 공기를 특정 저음에서 공명시킨다. 스피커 통과 드라이버는 오디오 노트에 있다.
실내 음향: 반사, 흡음, 잔향
방 안에서 듣는 소리는 음원에서 곧장 오는 직접음, 수십 ms 안에 벽·천장에서 한두 번 튕겨 오는 초기 반사, 수없이 튕기며 섞여 서서히 사라지는 잔향으로 이루어진다. 표면에 닿은 소리 에너지 중 반사되지 않는 비율이 흡음률 α(0~1)다. 페인트 칠한 벽은 0.05 안팎, 두꺼운 흡음재는 중고음에서 0.7 이상이다. 흡음률은 주파수마다 다르고, 얇은 흡음재는 저음을 거의 잡지 못한다.
잔향의 길이는 소리를 끊은 뒤 60dB 줄어드는 데 걸리는 시간 RT60으로 잰다. 1890년대 말 하버드의 월리스 세이빈이 울림이 심한 강의실을 고치며 실험으로 찾은 식이 세이빈 공식이다.
RT60 = 0.161 · V / A (V: 방 부피 m³, A = Σ 표면 넓이 × 흡음률, m²)
방이 클수록 소리가 벽에 덜 자주 닿아 오래 남고, 흡음이 많을수록 빨리 사라진다. 아래 예시 방에서 천장을 흡음 텍스로, 바닥을 카펫으로 바꾸면 흡음 넓이가 5.7m²에서 22.7m²로 늘어 잔향 시간이 1.7초에서 0.43초로 준다. 세이빈 공식은 흡음이 적고 소리가 고루 퍼진 방을 가정하므로, 흡음이 아주 많은 방에서는 잔향을 길게 어림한다(이때는 아이링 공식 같은 보정식을 쓴다).
알맞은 잔향은 쓰임새에 따라 다르다. 말이 잘 들려야 하는 강의실과 녹음실은 짧게, 관현악 연주회장은 흔히 2초 안팎으로 길게 잡는다. 소리를 흩는 확산 구조(울퉁불퉁한 벽면)는 에너지를 없애지 않고 반사를 고르게 퍼뜨려 특정 방향의 메아리를 막는다. 그리고 흡음은 방 안의 울림을 줄이는 일이지 소리가 벽을 넘어가는 것을 막는 차음과는 다르다. 차음에는 무겁고 틈 없는 벽이 필요하다.
룸 모드
방도 관처럼 정상파를 만든다. 마주 보는 벽 사이(축 모드), 네 벽을 도는 길(접선 모드), 여섯 면을 모두 거치는 길(빗 모드)마다 f = (c/2)·√((nx/Lx)² + (ny/Ly)² + (nz/Lz)²)의 공명이 생긴다. 5m 벽 사이 첫 축 모드는 34.3Hz다. 저음에서는 이 모드들이 듬성듬성 떨어져 있어, 방의 어느 자리에서는 특정 저음이 붕붕 부풀고 다른 자리에서는 사라진다. 모드가 촘촘해져 고르게 섞이기 시작하는 경계를 슈뢰더 주파수(≈ 2000·√(RT60/V))라 하고, 예시 방(처리 후)에서는 약 168Hz다.
그래서 청음실은 가로·세로·높이가 단순한 정수비가 되지 않게 잡고, 저음은 얇은 흡음재 대신 두껍거나 공명형인 저음 트랩으로 다룬다. 스피커와 듣는 자리를 벽에서 옮겨 보는 것만으로도 저음이 크게 달라진다.
귀의 구조와 달팽이관
귀는 세 부분으로 소리를 받아 신경 신호로 바꾼다.
- 바깥귀: 귓바퀴가 소리를 모으며 방향에 따라 스펙트럼에 미세한 무늬를 새기고, 외이도가 2~5kHz를 키운다.
- 가운데귀: 고막의 떨림을 작은 뼈 세 개(망치뼈, 모루뼈, 등자뼈)가 달팽이관 입구(난원창)로 전한다. 공기에서 림프액으로 소리가 바로 넘어가면 대부분 반사되는데, 넓은 고막의 힘을 좁은 난원창에 모으고 뼈의 지렛대로 압력을 키워 이 손실을 줄인다(임피던스 정합).
- 속귀: 두 바퀴 반쯤 감긴 달팽이관 속 바닥막이 떨리고, 그 위의 털세포가 움직임을 신경 신호로 바꾼다.
바닥막은 입구 쪽이 좁고 단단하며 꼭대기로 갈수록 넓고 무르다. 그래서 소리가 들어오면 막을 따라 파동(진행파)이 나아가다가, 주파수마다 정해진 자리에서 가장 크게 흔들리고 사그라진다. 높은 소리는 입구 가까이, 낮은 소리는 꼭대기 근처다. 달팽이관이 일종의 기계식 주파수 분석기인 셈이다. 베케시는 이 진행파를 밝힌 공로로 1961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았다.
바닥막의 자리와 주파수 관계는 그린우드 함수로 잘 맞는다. 사람의 경우 꼭대기 약 20Hz에서 입구 약 20677Hz까지다. 털세포는 안쪽 털세포(신호를 뇌로 보냄)와 바깥 털세포(스스로 늘었다 줄었다 하며 약한 소리를 증폭하고 주파수 선택을 날카롭게 함)로 나뉜다. 사람의 털세포는 한번 손상되면 다시 자라지 않으므로, 큰 소리로 인한 난청은 되돌리기 어렵다. 세계보건기구는 80dB이면 일주일에 40시간, 90dB이면 4시간처럼 레벨이 3dB 오를 때마다 허용 시간을 절반으로 줄이는 기준을 안내한다(WHO 안전한 듣기).
심리 음향: 마스킹, 방향, 누락 기본음
물리적인 소리와 들리는 소리는 다르다. 귀와 뇌가 소리를 어떻게 해석하는지를 다루는 분야가 심리 음향이다. 앞 절의 등청감 곡선도 그 하나다.
임계 대역과 마스킹
바닥막의 한 자리는 한 주파수만이 아니라 그 둘레 일정 폭에 함께 반응한다. 이 폭을 임계 대역이라 하고, 그 안에 든 소리들은 서로 섞여 경쟁한다. 폭을 직사각형 필터로 바꿔 잰 등가 직사각형 대역폭(ERB)은 1kHz에서 약 133Hz, 100Hz에서 약 35Hz다. 가청 범위를 임계 대역으로 세면 약 24개인데, 이 단위를 바크라 한다.
큰 소리가 있으면 그 둘레의 작은 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이것이 마스킹(가림)이다. 가림은 마스커보다 높은 주파수 쪽으로 더 넓게 퍼진다. 큰 저음이 고음을 잘 가리고 그 반대는 덜하다. 시간으로도 일어나서, 큰 소리 직후 백 ms 안팎과 직전 몇 ms의 작은 소리가 묻힌다. MP3·AAC 같은 손실 압축은 이 규칙으로 "어차피 안 들릴" 성분을 덜 정밀하게 저장해 용량을 줄인다. 변환과 양자화 쪽 원리는 신호 처리 노트에 있다.
소리의 방향
두 귀는 머리 폭만큼 떨어져 있다. 옆에서 오는 소리는 먼 귀에 조금 늦게(ITD, 두 귀 시간차), 머리 그늘 때문에 조금 작게(ILD, 두 귀 레벨차) 닿는다. 시간차는 최대 약 656µs에 불과하지만 뇌는 수십 µs 차이도 가려낸다. 저음은 파장이 머리보다 커서 그늘이 거의 없으므로 주로 시간차로, 고음은 한 주기가 시간차보다 짧아 위상이 헷갈리므로 주로 레벨차로 방향을 판단한다. 둘이 바뀌는 경계는 대략 1~1.5kHz다.
그런데 시간차와 레벨차만으로는 앞과 뒤, 위와 아래를 가릴 수 없다. 같은 시간차를 주는 방향이 원뿔 모양으로 여럿 있기 때문이다(혼동 원뿔). 이 모호함은 귓바퀴와 머리, 어깨가 방향마다 다르게 새기는 스펙트럼 무늬와 고개를 돌릴 때의 변화로 풀린다. 이 무늬를 측정한 것이 머리 전달 함수(HRTF)이고, 헤드폰으로 듣는 게임의 공간 음향은 HRTF로 방향감을 흉내 낸다. 또 방 안에서는 벽 반사가 사방에서 오지만, 뇌는 처음 도착한 소리의 방향을 우선 믿고 수십 ms 안에 뒤따른 반사의 방향은 무시한다(선행음 효과).
누락 기본음
200, 300, 400, 500Hz 성분만 있고 100Hz는 전혀 없는 소리를 들으면 사람은 100Hz 음높이를 듣는다. 합친 파형이 10ms마다 되풀이되고, 뇌가 배음들의 공통 간격에서 기본음을 찾아내기 때문이다. 이를 누락 기본음(잔여 음높이)이라 한다.
옛 유선 전화는 대략 300Hz 아래를 잘라 보냈지만 남성 목소리의 기본음(100Hz 안팎)이 그대로 들렸고, 작은 휴대폰 스피커로도 베이스 선율을 따라갈 수 있는 것이 이 덕분이다. 오디오 플러그인 중에는 일부러 배음을 만들어 작은 스피커에서 저음이 있는 듯 들리게 하는 것도 있다.
흔한 오해
- “소리는 공기 입자가 귀까지 날아오는 것이다” — 입자는 제자리에서 앞뒤로 떨 뿐이고, 퍼지는 것은 압력의 무늬와 에너지다. 바람이 불어도 소리가 바람 속도만큼만 실려 갈 뿐 공기를 옮기지 않는다.
- “60dB의 두 배는 120dB이다” — dB는 로그라 더하면 곱이 된다. 120dB는 60dB보다 음압이 1,000배, 에너지가 100만 배다. 똑같은 스피커 두 대를 켜면 +3dB이고, 사람이 "두 배 크다"고 느끼는 것은 대략 +10dB다.
- “같은 dB면 똑같이 크게 들린다” — 귀는 주파수마다 민감도가 다르다. 50Hz 60dB는 1kHz 60dB보다 훨씬 작게 들린다. 그래서 소음 기준은 dB(A)처럼 가중치를 준 값을 쓴다.
- “헬륨을 마시면 성대가 빨리 떨어 목소리가 높아진다” — 성대가 떠는 빠르기(기본음)는 거의 그대로다. 헬륨 속 음속이 빨라 성도의 공명(포먼트)이 위로 올라가서 음색이 달라지는 것이다.
- “흡음재(계란판)를 붙이면 방음이 된다” — 흡음은 방 안의 울림을 줄일 뿐, 벽 너머로 새는 소리를 막는 차음과 다르다. 차음에는 질량과 틈 막기가 필요하고, 계란판은 흡음재로도 효과가 미미하다.
- “닫힌관에는 짝수 배음이 전혀 없다” — 이상적인 원통 닫힌관 모형의 이야기다. 실제 클라리넷은 음공, 나팔 끝, 리드 때문에 짝수 배음도 있고, 특히 높은 음역에서는 상당히 크다. 낮은 음역에서 홀수 배음이 우세한 경향일 뿐이다.
- “진공인 우주에서도 폭발 소리가 들린다” — 소리를 전할 매질이 없으면 압력파가 생기지 않는다. 우주복 안에서는 몸이나 장비에 닿은 진동이 고체를 타고 전해질 뿐이다.
핵심 자료
파동 일반은 물리 노트, 음계와 리듬은 음악 이론 노트, 화음은 화성 노트, 소리의 디지털 처리는 컴퓨터 음악 노트와 신호 처리 노트, 마이크와 스피커는 오디오 노트에 있다.
| 자료 | 종류 | 요지 | 링크 |
|---|---|---|---|
| HyperPhysics: Sound and Hearing | 무료 참고서 | 음속, 데시벨, 정상파, 악기, 청각, 실내 음향을 개념 지도로 이어 둔 물리 참고서. 공식마다 계산기가 붙어 있다. | Georgia State University |
| Music Acoustics | 연구실 해설 | 뉴사우스웨일스 대학 음악 음향 연구실의 해설 모음. 클라리넷, 플루트, 바이올린, 목소리가 소리를 내는 원리를 측정 자료와 함께 설명한다. | UNSW |
| dB: What is a decibel? | 해설 | 음압, 세기, 레벨의 관계와 등청감 곡선, dB(A)를 한 쪽에 정리한 같은 연구실의 FAQ. | UNSW |
| University Physics Volume 1, 17장 Sound | 무료 교과서 | 음파, 음속, 세기와 데시벨, 관의 정상파, 악기, 맥놀이, 도플러 효과를 대학 1학년 수준으로 다룬다. | OpenStax |
| ISO 226:2023 Normal equal-loudness-level contours | 표준 | 18~25세 정상 청력의 등청감 곡선 표준. 20Hz~12.5kHz의 값을 표와 식으로 준다(유료). | ISO |
| Tonal consonance and critical bandwidth | 논문(1965) | 플롬프와 르벨트가 순음 두 개의 협화도를 재어, 거칠기가 임계 대역과 묶여 있음을 보였다. | JASA |
| Relating Tuning and Timbre | 해설 | 세타레스가 플롬프-르벨트 곡선을 지수 함수 합으로 근사해, 음색(배음 구성)에 따라 잘 어울리는 음계가 달라짐을 보인다. | William A. Sethares |
- HyperPhysics: Sound and Hearing — Georgia State University
- Music Acoustics — UNSW
- dB: What is a decibel? — UNSW
- University Physics Volume 1, 17장 Sound — OpenStax
- ISO 226:2023 Normal equal-loudness-level contours — ISO
- Tonal consonance and critical bandwidth — JASA
- Relating Tuning and Timbre — William A. Sethares
- Loudness, its definition, measurement and calculation (1933) — JASA
- A cochlear frequency-position function for several species—29 years later (1990) — JASA
- The Nobel Prize in Physiology or Medicine 1961 — nobelprize.org
- Deafness and hearing loss: Safe listening — WHO
- Hornbostel–Sachs — Wikipedia
- Equal-loudness contour — Wikipedia
- A-weighting — Wikipedia
- Reverberation — Wikipedia
- Greenwood function — Wikipedia